2019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마이클 크레이머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28일 우리나라의 경제 전망과 관련해 "혁신은 장기적 경제 성장의 핵심적인 동인"이라며 "한국은 디지털 기술 혁신에 있어 눈부신 성과를 보여줬고, 예술문화의 리더로도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이날 기획재정부가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주최하는 '2021 경제발전 경험 공유사업(KSP) 성과공유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자로 참여해 별도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음악 등 예술 분야의 경우, 향후 생산 체계를 갖추게 된다면 세계적으로 성공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전환한 한국의 사례는 지난 반세기 중 가장 위대한 사례 중 하나로 손꼽힌다"며 "최근 성장 속도가 둔화했지만, 일반적으로 2000년대 이후 개발도상국이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양상을 보면 예상했던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현재 성장 속도는 다른 선진국의 성장 속도에 근접하고 있고 다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과 비교했을 때에도 견조한 편"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저출산 현상과 관련해선 이민자의 노동시장 유입을 해결책 중 하나로 제시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출산율이 낮은 한국은 외국인 체류자 비율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고 (육아 등으로 인해) 일하지 않는 여성들도 많다"며 "이민은 노동력 강화 차원에서 더 많은 여성을 노동시장으로 유입시키고 인구 감소를 탈피하기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크레이머 교수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에서는 외국인 가사 도우미에 대한 비자를 발급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 정책은 육아 비용을 줄여서 출산율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고 더 많은 여성이 노동시장에 진입하고 아이를 출산한 이후에도 노동시장에 남아있을 수 있도록 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크레이머 교수는 이날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디지털 강국인 한국이 개발도상국의 교육·농업 부문의 디지털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KSP를 통해 해당 분야의 진정한 지도자(a Real Leader)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실험적 접근 방식' 등을 통해 지식 공유 방식을 고도화하면 KSP 사업의 효과성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KSP 콘퍼런스는 이날부터 사흘간 '녹색·디지털 경제 시대의 지식공유를 말하다'를 주제로 서울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다. 29일에는 '아프리카 지역세미나'를 통해 아프리카 대상 주요 KSP 사업을 소개하고 아프리카 지역에 특화된 정책 과제를 논의한다. 30일에는 '성과확산·후속사업 연계 포럼'이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