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계도기간 종료를 1일주 앞두고 은행과 핀테크 업체 등 금융권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금소법 위반 1호' 오명을 피하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당국의 지침이 불명확한 부분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소법은 6개월 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오는 24일 종료된다. 25일이 주말인점을 고려하면 27일부터 본격적으로 금소법이 시행된다.
계도기간 중 적합성원칙과 설명의무 관련 가이드라인이 나왔지만, 면책 기준은 담기지 않았다. 때문에 금소법 위반 제재를 피하기 위해 보수적인 관점에서 업무 처리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원화는 지난 7월14일 '금소법 금융상품 설명의무의 합리적 이행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당국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법령상 설명서에 포함하도록 규정한 사항을 통합 정리했다. 자본시장법 설명서와 중복되는 내용을 합쳐 소비자 부담을 덜어내겠다는 취지다. 창구직원 구두 설명에 대해서는 핵심을 제외한 투자자 적합성 평가 결과나 소비자보호 제도의 일반사항 등을 금융사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들은 최근 거래했던 금융상품과 유사한 상품에 가입할 경우 이전과 공통된 사항은 간소화된 형태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설명은 동영상이나 인공지능(AI) 등을 통해 구두를 대신할 수 있다. 특히 소비자 보호제도 일반이나 금융상품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보호 규정은 동영상을 활용토록 했다.
하지만 금융업계가 기대하고 있던 면책 기준은 가이드라인에 담기지 않았다. 금소법 시행 전부터 금융업계는 설명의무 가이드라인에 창구 직원이 취해야 할 세부적인 지침이 모두 담겨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위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해달라는 요구다. 투자상품 핵심설명서와 관련해서도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태다.
애매한 법조항의 해석이나 실무적용 방법에 대한 마련을 각 판매사별로 진행하다 보니 판매사 별로 금융소비자 보호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자칫 잘못 해석할 경우 법을 어길 수 있다보니 창구 직원들이 보수적으로 고객응대에 나서게 될 것"이라며 "금융당국 주도로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기본적인 실무처리 방법 및 판매절차 등에 대한 기본안 마련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핀테크 업체도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플랫폼의 금융상품 비교‧추천을 ‘광고’가 아닌 ‘중개’로 해석하며 금소법 위반 소지가 생겨서다. 핀테크산업협회는 금융당국 요청을 받고, 지난 15일까지 금소법과 관련한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이나 보완책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업체별로 서비스 상황과 보완 방향을 취합·유형화 해 당국 의견을 받기 위해서다.
대출비교는 금융상품 판매중개·대리업에 등록하면 되고, 카드 추천 역시 제휴모집인이면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다만 투자와 보험의 경우에는 현재 자본시장법과 보험법상 이같은 제도가 없어 서비스 운영에 변화가 없으면 위법 가능성이 높다.
다른 업체들도 대책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중개로 판단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보험, 투자 등 제휴 상품이다. 제휴사와 협의 후 제휴 일시 종료 혹은 광고 전환을 결정할 방침이다.
실제 카카오페이의 경우 카카오페이는 자동차보험비교서비스를 이달 24일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
예컨대 토스의 경우 신용카드 추천 서비스 개편하기로 했다. 토스는 앱을 통해 1위부터 10위 신용·체크카드를 소비자에 따라 추천해왔다. 금융위의 지침에 따라 카드 혜택에 따른 순위 표시가 사라지고 동일한 형태로 변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