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14일(현지시간) 온라인 스마트폰 공개행사를 통해 '아이폰13' 시리즈를 공개하며 경쟁사를 저격했다.
특히 삼성 갤럭시Z폴드3와 Z플립3에 탑재된 퀄컴 '스냅드래곤 888', 그리고 삼성전자가 올 초 공개한 '엑시노스 2100' 등을 겨냥했다.
아이폰13 시리즈는 외관상 전작과 크게 바뀐 건 없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애플은 아이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로 신형 'A15 바이오닉'을 탑재해 성능을 크게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5nm(1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으로 150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이 칩에 대해 애플은 "경쟁 제품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속도가 50%, 그래픽처리장치(GPU) 속도가 30% 빠르다"고 강조했다.
또 A15를 탑재한 아이폰13의 4개 모델은 모두 정상적으로 사용할 경우 최소 90분 이상 수명이 늘어난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특히 아이폰13 프로맥스는 수명이 2.5시간 연장된다.
애플의 저격에 삼성은 4분기 신작 '엑시노스 2200'을 출시하며 맞불을 놓는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의 최대 약점으로 꼽혀온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업계 강자인 AMD와 손잡고 '엑시노스 2200'을 개발했다.
엑시노스 2200은 삼성전자가 내년 초 출시할 예정인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가칭)' 시리즈에 탑재되며, 아이폰13 시리즈와 정면승부에 나선다.
특히 엑시노스 2200의 GPU는 현재 퀄컴 스냅드래곤 888에 들어간 퀄컴 아드레아노 GPU와 아이폰12에 탑재된 A14칩보다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엑시노스 2200의 성공이 절실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이례적으로 '언팩 행사'까지 열며 '엑시노스 2100'으로 승부를 걸었다. 전작 대비 CPU와 GPU 성능이 각각 30%, 40% 향상되며 기대를 모았지만, 성능과 발열 문제가 불거지며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 세계 AP 시장에서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점유율 7%로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에서 거의 반 토막 났다.
삼성전자는 작년 1분기 14% 점유율을 기록한 후, 13% → 12% → 10% → 9% → 7%로 분기마다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AP는 삼성전자가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를 위한 핵심 제품군 중 하나"라며 "아이폰13과의 승부 및 AP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엑시노스 2200' 성공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