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가 제302회 임시회 마지막 날인 10일 제4차 본회의에서 137건의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서울시와 이견이 컸던 '광화문광장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도 시의회 문턱을 넘었다.
이날 시의회는 '디지털 성범죄 예방 및 피해자 지원 조례안', '사회적 가족도시 구현을 위한 1인 가구 지원 기본 조례 전부개정조례안', '서울형 유급 병가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상임위를 통과한 안건을 처리했다.
특히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기억공간을 설치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새로운 광화문광장 지상에 조형물이나 구조물을 설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향후 갈등이 격화할 전망이다.
시의회 110석 가운데 100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과 세월호 유가족 측은 세월호와 민주주의에 관한 내용을 광화문광장에 담아야 한다는 뜻을 유지하고 있다. 7월 철거한 기억공간의 형태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단서를 달았지만 협의가 원활히 이어질지 미지수다.
민간 재개발 규제 완화 방안인 '도시ㆍ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변경 의견청취안'도 본회의를 통과했다.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고 신규 구역지정 시 서울시 주도 공공기획을 도입해 재개발 구역지정 기간을 단축한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으로 제안했다.
이번 임시회에서 오 시장과 시의회 갈등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측은 4월 오 시장 취임 후 줄곧 협치와 상생을 강조했다. 하지만 3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경선 시의원이 유튜브 '오세훈TV' 채널에 올라온 사회주택 관련 영상을 놓고 충돌했다.
이 의원은 행정 1ㆍ2부시장, 기획조정실장을 차례로 불러 오세훈TV의 제작 방식, 운영 주체 등에 관해 물으면서 "이런 걸 농단이라고 한다. 누군지 모르는 영상제작팀이 비공개 자료를 이용해 영상을 만들었다. 내부 비공개 자료 유출 경위 조사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은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 무엇이 두려워서 저한테 묻지 못하시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건 반칙이다. 이렇게 하면 이후 시정 질문에 응하지 않겠다"며 시의회 본회의장을 나갔다.
김인호 시의회 의장은 이날 오 시장을 향해 작심 비판했다. 김 의장은 "오 시장은 협박에 가까운 떼쓰기로 회의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며 "또 한 번 무례한 행동으로 시민들께 상처를 준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