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선박 가격이 10개월 연속 상승했다. 글로벌 경기가 살아나면서 선박 발주가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선박 수요가 좀처럼 식지 않는 만큼 신규 선박 가격은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7일 영국 조선ㆍ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 등에 따르면 신규건조 선박 가격을 평균 지수화한 신조선가지수는 이날 기준 146포인트이다.
지난달 초(144.5포인트)보다 1.5포인트 증가했다.
이로써 신조선가지수는 작년 11월 이후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선종별로 살펴보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가격(17만4000㎥ 기준)은 1억9900만 달러로, 지난달 초(1억9600만 달러) 대비 300만 달러 증가했다.
컨테이너선 가격(2만3000TEU 기준)은 400만 달러 오른 1억7900만 달러이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가격은 200만 달러 상승한 1억400만 달러이다.
신조선가 상승은 글로벌 선박 발주 시장이 반등한 데 따른 결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선박 주문을 머뭇거렸던 선주들이 올해 들어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자 발주를 재개한 것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7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297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년 동기(949만CGT) 대비 213% 급증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직전 해인 2019년(1693만CGT)과 비교해도 75% 늘었다.
조선업계는 신조선가 상승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물동량 증가, 친환경 규제 등으로 선주들이 발주를 계속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1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지난달 한국조선해양과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클락슨리서치는 올해와 내년 신규 선박 발주량이 작년(795척)보다 50% 이상 증가한 약 1200척이라고 예측했다.
조선사들이 2년 치 수주 물량을 확보한 점 또한 신조선가 상승을 이끈다. 일감을 많이 보유하면서 조선사들의 가격 협상력이 향상된 것이다.
신조선가 상승으로 조선사들은 원가 부담을 덜게 됐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영업손실 8973억 원을 기록했다. 조선용 후판 가격 상승에 따른 예상 손실분을 2분기 실적에 미리 반영해서다.
대우조선해양(-1조74억 원), 삼성중공업(-4379억 원)도 적자에 머물렀다.
다만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 발주에 따른 수익은 최소 2년 뒤에 반영되는 만큼 조선사 실적은 당분간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