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감원 직원 감독 정보 외부유출 ‘파문’

입력 2021-09-06 05:00 수정 2021-09-0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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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은 최근 대형 로펌 이직을 앞둔 직원이 내부 문건을 외부에 유출하려 한 정황을 포착하고 해당 직원을 징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징계 과정에서 수위가 낮아져 지난해 라임자산운용 자료 유출 사건을 연상케 하는 등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관련 기사 금감원 문서 유출 비리 또...솜방망이 징계로 ‘제 식구 감싸기’ 반복)

5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금감원 은행감독국의 A 선임은 대형 로펌으로 이직을 앞두고 업무 자료를 외부로 유출하려고 한 혐의로 감찰실 조사를 받았다. 금감원은 지난달 27일 인사윤리위원회를 열고 내규 위반으로 해당 직원의 징계를 확정했다. 당초 정직 처분이 내려졌지만, 작량감경을 통해 징계 수위는 감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 스스로 징계 수위를 낮춘 것이다. 해당 직원은 경징계 조치로 변동 없이 그대로 근무 중이다.

A 선임은 3년 전 휴직 후 로스쿨에 진학했다가 지난해 중순 은행감독국으로 복귀했다. 최근 퇴직 의사를 밝혔고, 그 과정에서 비위 행위가 발각됐다. 금감원은 퇴직자가 내부자료를 외부에 활용하는 일을 막기 위해 이직 신청을 받으면 해당 직원의 자료 유출 기록 등을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감찰실은 A 선임이 은행감독국에서 담당했던 인터넷은행 관련 자료 등을 개인 PC로 전송한 정황을 적발했다.

은행감독국은 작년 중순부터 올해까지 토스뱅크 본인가 신청과 은행업 인가, 미국 씨티그룹의 소매금융 출구전략 추진 발표, 가계부채 관리방안 등의 주요 업무를 맡았다.

문제는 자료 유출 행위에 대한 징계가 솜방망이 수준에서 그쳤다는 것이다. 금감원 인사국 측은 A 선임이 개인 PC로 자료를 전송했지만 다운로드한 흔적이 없기 때문에 사안이 경미하다고 보고 있다. 인사국 관계자는 “암호화된 내부 파일을 외부로 내보낼 때 망 간 전송 자료 흔적이 남는데 그것이 발견된 것”이라며 “메일에 있던 파일을 내려받았는지 확인했으나 내려받은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A선임은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해당 내용과 관련해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 직원들 사이에서는 내부 자료를 외부로 유출한 위반 행위를 경징계로 끝내려고 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다운로드 흔적이 없다는 조사 결과도 사건을 축소하려는 해명에 불과하다는 눈길을 보낸다. 지난해 라임사태의 핵심인 라임자산운용의 자료를 외부로 빼돌린 담당 직원을 경징계해 사태를 일단락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직원은 진웅섭 전 원장 시절 수행비서를 지냈고, 내부에서도 촉망받는 직원이었다”며 “내부 포상을 통해 징계 수위 감경을 해주는 제도가 있다 해도 사안이 중대한 만큼 보다 철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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