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엄포에도 OPEC+, 하루 40만 배럴 증산 방침 유지

입력 2021-09-02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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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회의서 "경기 회복 뚜렷·OECD 재고 감소"
"델타 변이 확산에 증산은 시기상조"
미국, 지난달 "세계 경기회복에 기여하라"며 증산 요구
유가는 올해 약 40% 상승

▲3D 프린터로 인쇄된 오일 팸프 잭이 그래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로고 앞에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3D 프린터로 인쇄된 오일 팸프 잭이 그래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로고 앞에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주요 산유국들로 구성된 협의체 ‘OPEC플러스(+)가 월간 원유 생산 수준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기존 감산 완화 정책을 유지해나가기로 합의했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각국 OPEC+ 석유장관들은 이날 화상회의를 통해 약 한 시간가량 논의를 진행하고, 공급량을 계속해서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 늘리기로 한 계획을 유지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OPEC+는 이날 회의 이후 낸 성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이어져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지만, 시장의 펀더멘털은 견고해졌고 경기 회복세도 한층 명확해졌다”며 “회복 가속화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원유 재고 역시 계속해서 감소세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OPEC+는 지난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최악의 시기에 실시했던 전례 없는 감산을 되돌리는 과정에 있다. 이미 감산 폭의 약 45%에 대한 생산을 복구했다. 나머지는 내년 9월 말까지 서서히 원래대로 되돌릴 계획이다. 앞서 7월에는 작년에 합의한 감산 완화 방식으로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씩을 증산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추이. 단위 배럴당 달러. 1일(현지시간) 종가 68.59달러. 출처 마켓워치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 추이. 단위 배럴당 달러. 1일(현지시간) 종가 68.59달러. 출처 마켓워치
이 같은 결정은 추가 증산을 요구하는 미국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내려진 것이다. 백악관은 지난달 현행 감산 완화로는 역부족이라며, OPEC+에 경기 회복을 위해 생산량을 더 늘릴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OPEC+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아직 타격을 받는 국가들이 많은 만큼 증산에 속도를 내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 소폭 증산 후 점진적으로 늘리는 기존의 방침을 고수하기로 했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아시아를 중심으로 주요 수입국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새로운 행동 규제가 실시되고 있다며, 올해 원유 수요 전망치를 전월 대비 하루 10만 배럴가량 하향 조정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은 지난달 델타 확산으로 인해 서비스 부문이 심각한 타격을 입는 등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전 세계 원유 수요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하다고 IEA는 내다봤다.

OPEC+가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는 소식에 유가는 소폭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1% 오른 배럴당 68.5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71.59달러로 강보합세였다. 두 벤치마크 모두 올해 약 40%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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