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 반년 앞으로…디지털 위안화 준비도 ‘착착’

입력 2021-08-1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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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위안화 해외 선전장’ 활용 계획
인민은행 부총재 “책임·긴장감 지니고 임하라” 주문
올림픽 실험 거쳐 내년 정식 발행 방침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달 16일 한 관광객이 디지털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 베이징에서 지난달 16일 한 관광객이 디지털 위안화로 결제하고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 정부가 내년 2월 예정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디지털 위안화 활용을 위한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1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은 올림픽 개최를 반년 앞두고 스노보드, 스키점프대 등 막바지 경기장 준비와 행사장 건설은 물론 원활한 디지털 위안화 사용 환경 조성을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동계올림픽을 디지털 위안화의 선전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난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리보 부총재가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선수촌 결재를 담당하는 시중은행의 책임자에게 띄운 격문은 정부가 대회 준비만큼이나 디지털 위안화 작업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는 당시 격문에서 “책임감과 긴장감을 갖고, 디지털 위안화 활용 추진 등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외국인 선수들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경기장과 선수촌 등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베이징 올림픽을 디지털 위안화를 해외에 선보이는 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인민은행은 이러한 실험을 거쳐 내년 디지털 위안화를 정식으로 발행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은 지난 2014년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개발에 착수, 지난해 10월부터 시민 참가형 실증 실험에 나섰다. 이후 그 규모와 점포 수를 서서히 늘려 수도인 베이징에서는 음식점, 영화관 이외에도 하루 1000만 명이 타는 지하철에서도 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결제 방식은 간단하다. 스마트폰의 디지털 지갑에 표시된 바코드를 점원이 스캐너로 읽으면 단 몇 초 안에 결제가 끝났다. 알리페이 등 중국 내 널리 쓰이는 스마트폰 결제 방식과 유사해 보이지만 다른 점도 있다.

지난달 대규모 홍수로 인해 이동통신 기지국이 피해를 봤을 당시 이재민들은 이러한 스마트폰 결제를 하지 못했는데, 디지털 위안화라면 이러한 문제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위안화 결제 기기에는 근거리 무선 통신 규격 ‘NFC’를 사용한 결제 기능이 함께 탑재된다. 통신 상황이 나쁘더라도 디지털 위안화의 지갑을 등록한 스마트폰이 스캐너 등 결제 기기에 접촉하면 결제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막대한 결제 정보가 모이면 중국 공산당이 이를 정책 입안이나 돈세탁 방지 등에 활용할 수도 있다.

또 중국은 디지털화로 국제 통화로서 위안화의 지위를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을 키우고 있다. 상하이 푸단대학의 쑨리젠 교수는 지난해 9월 인민은행 발간 잡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디지털 화폐 발행 가능성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질세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시 내달 디지털 화폐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한쪽에서는 중국을 견제해 주요 국가와 지역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다른 쪽에서는 연준이 민간 기업보다 더 저렴한 기술을 개발할 이유는 없다며 신중론을 내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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