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소득 2배 수준서 절반으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개인의 은행 신용대출 한도가 연봉 수준으로 줄어든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13일 시중 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회의를 하고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의 개인 한도를 연소득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청했다고 16일 밝혔다. 현재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한도는 연소득의 1.5∼2배 수준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무려 15조2000억 원 늘어 전년 동월 대비 10.0%나 증가했다. 이 가운데 은행권에서만 9조7000억 원이 불었다.
은행권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전세대출과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이는 실수요 대출이므로 단기간에 줄이기가 쉽지 않다. 이에 비해 신용대출은 주식, 특히 공모주 청약 등 자산 투자 열기로 수요가 급증했다. 최근 카카오뱅크와 HK이노엔 등 공모주 청약의 영향으로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7월 마지막주에만 7조7000억 원 폭증했다. 청약증거금이 환불되면서 이달 첫주에는 은행권 기타대출이 1조5000억 원 감소했지만 9월 이후에도 현대중공업, 카카오페이, LG에너지솔루션 등 공모주가 연이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신용대출을 연소득의 2배 수준으로 줄여달라고 요청한 후에도 신용대출이 계속 늘고 있어 다시 한도 축소를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20·30대를 중심으로 자산투자 목적의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과도한 신용대출을 줄일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은행권에 요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