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뒤 곧바로 삼성 서초사옥을 찾았다. 예상보다 이른 경영 복귀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구치소에서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후 준비된 제네시스 차량을 타고 오전 11시께 삼성 서초사옥에 도착했다.
서초사옥은 이 부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곳으로, 이 부회장은 이곳에서 업무 현안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단 등을 소집한 공식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출소 이후 자택이 아닌 사옥을 찾은 것을 두고 업계에선 빠른 경영 복귀의 신호탄으로 해석한다.
현재 삼성그룹엔 반도체·배터리 사업 미국 투자, 치열해진 스마트폰 시장 경쟁, 의미 있는 규모의 대형 인수·합병(M&A)도 등 이 부회장이 오너로서 대응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가석방 확정에 경제적 요인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움직임이 곧바로 공식 행보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3년 전인 2018년 3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선고 이후 석방 당시 45일간 잠행하다 첫 공식 일정으로 유럽 출장을 택한 바 있다. 현재로써는 평택 반도체 사업장,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현장 등이 유력한 공식 일정 목적지로 거론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출소 직후 취재진과 만나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서 죄송하다"며 "저에 대한 걱정과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취업 제한과 함께 재판도 계속 받아야 하는데 심경이 어떤가', '경제 활성화 대책과 관련해 고민한 게 있느냐', '반도체와 백신 중 어느 것이 우선이냐', '특혜라고는 생각 안 하나' 등의 질문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 출소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아끼며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회사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위기설과 관련해 전략적 대응과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져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라며 "대규모 투자, M&A 등이 본격화하고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다시 작동하면 삼성의 미래에 대한 신뢰가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