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성 공무원이 특별휴가 중 하나인 '육아시간' 사용자 수가 5년 새 1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육아휴직 사용은 소폭 상승했다.
5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남성 공무원 육아시간 사용자 수는 2017년부터 꾸준히 증가했다. 연도별 사용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 31명 △2018년 52명 △2019년 270명 △2020명 361명 △2021년 6월 기준 316명으로 집계됐다. 5년 새 10배 이상 사용자 수가 많아졌다. 서울시 아빠 공무원들이 과거보다 육아에 참여하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공무원들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20조(특별휴가)에 따라 5세 이하의 자녀가 있는 공무원은 자녀를 돌보기 위해 24개월의 범위에서 1일 최대 2시간의 '육아시간'을 받을 수 있다. 소속 부서와 개인별 육아 환경을 고려해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해 아이를 돌볼 시간을 확보하는 제도다.
예컨대 한 공무원이 8월 4일 1시간 사용해 일찍 퇴근했다면 8월 한 달은 육아시간을 사용했다고 간주한다. 따라서 잔여 육아시간 이용가능 개월 수는 23개월이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 남성 공무원들은 육아를 위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추세다.
서울시 A 공무원은 "여자만 육아를 하는 시대가 아닐뿐더러 함께 돈을 버는 처지에서 육아에 참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가 만든 제도를 이용해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 공무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 사회에서도 남녀가 함께 육아하는 게 하나의 기준점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육아를 이유로 늦게 출근하거나 남들보다 일찍 퇴근하는 MZ세대 공무원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일부 존재한다. 육아에 신경 쓰다 보면 일에서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 B 공무원은 "육아시간을 사용해 일찍 퇴근하려다 보면 일부 50대 공무원은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해 훈계하는 경우도 있다"며 "최근에는 다들 이해하는 분위기지만 몇몇 사람들이 딴지를 건다"고 토로했다.
육아시간과 달리 육아휴직 사용자 수는 소폭 증가했다. 2015년 육아휴직을 한 서울시 남성 공무원은 35명이었지만 지난해에는 66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 35명 △2016년 31명 △2017명 44명 △2018년 48명 △2019년 62명 △2020년 66명 △2021년 6월 기준 34명이다. 시대가 변했지만 육아휴직에 들어간 남성 공무원은 수는 2배도 늘어나지 못했다.
서울시 남성 공무원들은 "서울시는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남성 공무원 육아휴직자 수가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