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올해 국내 TV시장의 첫 신제품인 ‘엑스캔버스 보보스’ PDP TV(모델명 50/42PQ60D)를 20일 출시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만큼 심플한 디자인에 밝은 조명 아래서도 선명한 패널, 빠르고 부드러운 영상 등 업계 최고의 화질을 집약한 올해의 전략 제품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LG전자는 이 제품의 가격을 출고가 기준 50인치 200만원, 42인치 140만원으로 잡았다. 현재 시중에서는 100만원대 초반의 42인치 LCD TV도 출시돼 있어 점에서 가격경쟁력은 떨어지는 편이다.
지난 1년여 동안 LG전자는 PDP TV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빼앗긴 2위 자리를 찾아오지 못하면서 국내 최고의 PDP 메이커라는 명성을 잃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07년 3분기부터 삼성전자에 PDP TV시장 점유율이 역전된 후 6분기 연속 뒤지고 있는데다, 격차마저 더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008년 4분기 집계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LG전자에 비해 우위에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CD TV에서 삼성전자에 밀리는 LG전자가 그나마 자체적으로 모듈을 양산하는 PDP TV에서 만큼은 상대적 우위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 넘게 2위 자리를 되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답답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LG전자가 PDP TV시장에서도 삼성전자에 지속적으로 밀리는 이유를 ‘전략의 차이’에서 찾고 있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기관 관계자는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고객 구성이 다르다”면서 “삼성이 북미 시장 등 선진국 시장에서 인정받는 것에 비해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신흥시장에 주력하다 보니 브랜드 파워가 부족해 점유율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2007년 하반기부터 LG전자가 32인치부터 PDP를 양산하며 틈새시장 공략을 통한 물량 확대를 꾀했던 것이 판매와 매출 모두를 줄이는 패착이었다는 분석이 더해졌다. 이는 삼성전자가 PDP의 경우 50인치 이상의 대형시장에 집중했던 것과 대비돼 전략적 실패로 받아들여졌다.
다른 업계 전문가는 “LG전자가 32인치 PDP 모듈을 팔아서 가동률이 낮았던 것을 올린 효과는 있었다”면서도 “32인치 LCD TV 가격이 같은 크기의 PDP TV보다 낮은 경우가 생길 정도로 가격차이가 없어지면서 경쟁력을 상실했다”고 풀이했다.
PDP 전략 실패는 당장 LG전자의 영업실적에 악영향을 줘 예전의 백조가 이제는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한 모습이다.
한화증권 오세준 애널리스트는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과 관련해 “TV부문은 LCD TV 판매 강화로 흑자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지만 PDP 모듈의 적자폭 확대로 DD사업부는 적자가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전자는 올해 LCD TV 1800만대 판매에 시장점유율 15%를 달성해 업계 2위로 올라서겠다고 공언했다.
LCD TV의 공격적인 목표설정이 한 때 2위에서 3위로 추락한 PDP TV의 시장점유율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LG전자 내부에서조차 PDP사업의 위상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