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가 4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트래블룰(Travel Rule) 공동 대응 합작법인(조인트벤처‧JV)에서 빠진다.
업비트는 27일 “MOU 체결 후 지분 참여에 대한 최종 결정 전에 다시 한번 검토한 결과 일부 사업자의 연대를 통한 공동 행위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불가피하게 지분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라며 “트래블룰은 자회사 람다256이 개발한 시스템으로 자체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9일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는 가상자산 트래블룰 공동대응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트래블룰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가상자산 전송 시 송수신자 정보를 모두 수집해야 하는 의무를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부과한 규제다. 국내 특금법 시행령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다른 거래소에 가상자산을 이전할 경우 가상자산을 보내는 고객과 받는 고객의 이름과 가상자산 주소를 제공하도록 규정했다. 100만 원 이하의 가상자산이 전송되는 경우나 개인에게 전송할 경우에는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기존 금융권의 경우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표준화된 코드 기반으로 트래블룰을 적용하고 있으나 가상자산 업계는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트래블룰 솔루션을 도입해왔다. 사업자 간 자율적인 정보 전송 및 공유 시스템 구축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내년 3월 25일부터 트래블룰이 적용된다.
업비트와 빗썸은 트래블룰에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서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비트는 자회사를 통해 구축한 람다256을 표준으로, 빗썸은 웁살라시큐리티와 함께 구축한 시스템을 표준으로 삼고 싶어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솔루션이 상이하기 때문에 통일된 기준을 잡고 가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트래블룰 관련한 FATF의 가이드라인이 사실상 없는 만큼 향후 준비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