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속상사 시달림 못 이겨 직원 사망"...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 만연

입력 2021-07-27 15:27 수정 2021-08-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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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부, 네이버 특별감독 결과 발표...직원 대다수 괴롭힘 경험

▲네이버 그린팩토리.  (연합뉴스)
▲네이버 그린팩토리. (연합뉴스)

올해 5월 발생한 네이버 직원 자살 사건의 발단은 직속 상사의 폭언 등 직장 내 괴롭힘에서 비롯됐다는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네이버 직원 절반 이상이 상사로부터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겪었다고 응답해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노동자 사망 사건이 발생했던 네이버를 대상으로 지난달 9일~이달 23일 진행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고용부는 특별감독에서 근로기준법 상 직장 내 괴롭힘을 중심으로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해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조사 결과 사망한 노동자는 직속 상사(책임리더·임원급)로부터 지속적으로 폭언과 모욕적 언행을 겪고,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의도적으로 배제됐으며 과도한 업무 압박에 시달려 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행위는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됐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근로기준법은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상의 우위를 이용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정신적·신체적인 고통을 준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네이버는 사망 노동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서도 사실확인을 위한 조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한 사용자의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고용부는 특별감독 과정에서 네이버 내 '직장 내 괴롭힘 신고채널'이 적정하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점검했다.

점검 결과 직속 상사의 모욕적 언행, 과도한 업무부여, 연휴기간 중 업무 강요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된다는 신고에 대해 회사가 불인정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직속 상사의 의도적 업무 배제 등에 대해 조사를 의뢰받은 외부기관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으나 추가 조사 없이 불인정으로 처리됐다.

고용부는 "긴급하게 분리 조치를 한다는 명목으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아닌 피해 노동자를 소관업무와 무관한 임시 부서로 배치하고, 직무를 부여하지 않는 등의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네이버가 근로기준법의 '불리한 처우'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불리한 처우를 한 사업장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 질 수 있다.

고용부는 네이버 직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등 조직문화를 진단하기 위한 설문조사도 실시했는데 응답자(1982명)의 절반 이상(52.7%)이 최근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10.5%는 최근 6개월 동안 1주일에 한 차례 이상 직장 내 괴롭힘을 반복적으로 겪었다고 답했다. 폭언ㆍ폭행 및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직접 겪었거나 주변 동료의 피해 사례를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는 응답도 일부 있었다.

이외에도 네이버는 최근 3년간 전ㆍ현직 직원에게 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수당 등 금품 86억7000만 원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임산부 보호 의무도 지키지 않는 등 노동관계법 위반 행위도 다수 적발됐다.

고용부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 임금체불, 임산부 보호 위반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의 사건 일체를 검찰로 송치하고, 과태료 부과 처분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동종 IT업계 기업의 관행 개선을 위해 관계부처 합동 간담회를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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