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포털업계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IT기술을 기반으로 택배 물류 시장에서 본격 격돌한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카카오는 한진과 각각 협력관계를 맺으며 경쟁을 가속하고 있다.
21일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함께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를 중심으로 한 전국 빠른 배송 서비스 구축을 발표했다. 양사는 네이버 판매자를 중심으로 한 풀필먼트 센터 오픈과 인프라를 확대하고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물류 인프라 구축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두 회사는 곤지암, 군포, 용인 풀필먼트 센터에 이어 66만㎡(20만 평) 규모 이상의 풀핀먼트 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생필품, 신선식품 등을 위주로 당일 배송 및 새벽 배송도 가능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한다.
카카오는 한진과 업무협약을 맺고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배송서비스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서비스하고 있는 카카오 T를 기반으로 한 택배 서비스가 중심이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이동 관련 빅데이터와 플랫폼 운영 노하우, 한진의 물류자산과 네트워크 운영 경험을 접목한다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에는 퀵 서비스를 통해 이동 서비스의 분야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국내 최초로 개인 택배 브랜드를 도입해 생활 속 운송 서비스 혁신에 이바지해 온 한진과의 협약이 카카오 T 플랫폼에서 선보이고 있는 사물의 이동 서비스 영역을 진화시킬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택배 서비스가 '카카오 T' 앱을 통해 생활 속 서비스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플랫폼 기업들이 잇따라 배송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한 물류 서비스 시장 호황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언택트 상황에 대면접촉이 줄어든 반면 배달서비스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통합물류협회(KIL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택배 총 물량은 33억7373만 개로 전년 대비 20.93% 늘었다. 매출 역시 18.4% 늘어난 7조49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19 확산이 큰 영향을 끼쳤다. 올해 역시 두 자릿수 성장이 전망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올해 택배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12.1%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뿐만 아니라 플랫폼 기업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노하우와 기술력도 확보할 수 있다. 배송ㆍ배달 등으로 인한 플랫폼 고도화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플랫폼 사용 경험도 얻을 수 있어서다. 일반 배송 외에 물류사업자와 손잡고 더욱 빠른 배송으로 이용자들의 만족감도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배송 시장에서의 대결을 통해 플랫폼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양사가 다루는 분야의 세부적인 결은 다르지만, 이용자들에게 배달한다는 본질은 같은 만큼 사업모델이 다양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