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최재형 사이, '딜레마' 빠진 김동연…일단은 제3지대?

입력 2021-07-2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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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야권 주자 중 중도층 확장 선점
최재형, 17일 만에 입당하며 金은 당황
일단 '경장 포럼' 출범 준비하며 3지대
김종인 "3지대 없다"에 국민의힘 올 수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퇴역 대령 빈소 조문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부친 최영섭 퇴역 대령 빈소 조문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대권 도전을 시사했지만, 딜레마에 빠졌다. 중도층 확장에 나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국민의힘 조기 입당을 선택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사이에서 선택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우선 포럼 형태로 제3지대에 남아 자신의 지지층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전 부총리를 '준비된 사람'이라고 평가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통령 선거에서 제3지대는 없다고 못을 박은 만큼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도 남아 있는 상태다.

김 전 부총리 관계자는 19일 이투데이와 통화에서 "김 전 부총리가 정치 참여 의사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부총리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미래와 우리 국민을 위한 길이라면 여러 가지 마다치 않고 헌신하는 것이 제 도리"라며 사실상 대권 도전을 시사했다.

애초 이날 책 출간과 동시에 대권 도전 뜻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으로 보였던 김 전 부총리가 한발 뒤로 물러난 데에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행보 때문으로 보인다.

우선 김 전 부총리가 중도층으로 저변을 넓히기엔 윤 전 총장이라는 거대 야권 주자가 걸림돌이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을 선택하지 않고 적어도 8월 말, 더 늦어지면 11월까지 당 밖에서 활동할 전망이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민심을 경청하는 행보를 당분간은 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국민의힘 입당이라는 선택을 하기에도 모호한 상황이다. 최 전 원장이 사퇴 17일 만에 전격 입당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전날 "김 전 부총리는 이도 저도 못하게 됐다"며 "최 전 원장이 갑자기 입당할 줄 몰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본래 국민의힘 입당을 고심했지만, 최 전 원장이 선수치자 이슈가 되지 못할 상황에 당황한 모양새다.

김 전 부총리는 일단 포럼 형태로 세력을 꾸린 후 향후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현재는 여의도에 사무실을 꾸리고 '경장(更張) 포럼'이라는 경제 포럼을 발족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김 전 부총리 관계자는 "국가의 미래 규정과 혁신, 개혁의 방향에 대한 중장기적인 싱그탱크적인 요소를 지닌 포럼이고 정치 포럼과는 다르다"며 "(출범을) 8월 정도로 예상하는데 아직 여러 가지 준비할 게 많다"고 설명했다.

제3지대 세력 구축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세계은행 시절 인연이 있었던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관계자 일부가 김 전 부총리를 돕는 상황이다. 시대전환 관계자는 "서로 20년을 알던 사이"라며 "개인적으로 이 일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전 부총리가 제3지대 출마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 다수 관계자도 김 전 부총리와 계속 접촉을 하는 상황이다.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은 권영세 의원과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전 부총리를 '준비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던 김 전 위원장의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16일 통화에서 '김 전 부총리가 제3지대로 가지 않겠냐'는 물음에 "제3지대라는 건 안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전 부총리는) 애초에 당으로 들어갔어야 됐다"며 "시야에서 멀어졌다"고 얘기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머뭇거렸을 때 나오던가 그랬어야 했는데 그걸 놓쳤다고 본다"며 "지금은 늦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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