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밀레니얼 세대 60%·Z세대 80% "주식투자 위해 빚내"
재정상태 객관적 파악·분산투자 등 정공법 여전히 유효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가 20~30대가 되며 주력세대로 떠올랐지만, 이들이 체감하는 장래는 밝지 않다. MZ세대가 성장하던 시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사회 구성원으로 발돋움하는 과정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최악의 돌발 변수가 발생해 이들을 실업자 신세 또는 빚더미로 내몰았다.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이들의 학자금 대출 규모는 미국에서만 올해 기준 1조7000억 달러(약 1940조 원)에 달한다. 이에 국적을 막론하고 이들 세대가 자신의 부모 세대보다 더 가난해질 것이라는 우려는 점점 근거 있는 ‘현실’이 돼가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Z세대가 주식이나 채권 투자로 버는 소득이 이전 세대보다 3분의 1 정도 낮을 것으로 전망하며 이들이 자력으로 부자가 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업률은 높은데 저금리 기조와 인플레이션 여파에 채권이나 주식으로 투자로 기대할 수 있는 평균 연간 실질 수익률이 2% 정도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반면 이전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전후 세대)와 X세대(60~70년대 출생 세대)의 실질 투자수익률은 평균 5% 이상이었다.
이렇다 보니 ‘영끌(영혼 끌어모아)’ 투자를 넘어 ‘빚투(빚내서 투자)’에 눈을 돌리는 20~30대가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매그니파이머니가 올해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일주일간 미국의 MZ세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Z세대의 80%, 밀레니얼 세대는 60%가 주식투자를 위해 빚을 냈다고 응답했다. X세대의 28%와 베이비붐 세대의 9%만이 주식 투자를 위해 빚을 냈다고 답한 것과 크게 대조적인 것이다.
소셜미디어에서 유행을 타고 크게 주가가 움직이는 밈주식 열풍도 이런 암울한 현실을 뛰어넘으려는 젊은 개인투자자들의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면 MZ세대가 부를 정상적인 방식으로 축적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어려움은 있지만, 지금부터 차근차근 부를 축적한다면 MZ세대가 충분히 풍요로운 은퇴 후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부채와 저축액 등 자신의 재정 상태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와 관련해 CNBC는 우선 은퇴 시점까지 몇 년간 일을 하고, 저축할 수 있을지 현실적으로 파악해, 이를 바탕으로 30~40대에는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위험자산의 투자 비중을 높이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진 시점에는 안전자산 위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가 대세가 된 만큼 보다 ‘현명한 개미’가 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한 종목에 ‘올인’하는 것보다 분산 투자를 하고, 투자하기 전 해당 종목을 충분히 공부해야 한다.
소위 ‘한방’을 노리는 것보다는 현실적인 목표수익률을 세우고, 급등락 종목은 경계하는 정공법이 장기적으로는 ‘돈 버는’ 투자가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지나치게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것과 소셜미디어의 소문을 맹신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