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저서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로 대중에게 큰 울림을 줬던 신순규 애널리스트가 '어둠 속에 빛나는 것들'로 다시 돌아왔다. 세계 최초 시각장애인 공인재무분석사(CFA)이자 미국 월스트리트 투자은행에서 일하는 그는 두 번째 저서 '어둠 속에 빛나는 것들'에서 견고함의 가치를 역설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14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견고한 삶의 가치에 대해 33개 키워드로 하나씩 써내려갔다"고 밝혔다.
물론 그가 말하는 삶이 쉽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전염병이 지구촌을 휩쓸었고, 경제마저 위축되면서 안 좋은 소식이 신문과 방송을 뒤덮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분노를 일으키는 이야기도 올라온다. 2030 젊은층이 '희망이 없다'며 절규하는 시대. 하지만 신 애널리스트는 "선택의 문제"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견고한 삶을 선택하면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예컨대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내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언젠가 들 텐데 그때 사랑을 유지하는 건 감정이 아닌 선택"이라며 "안 좋은 말에 너무 무게를 두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견고한 삶을 선택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신 애널리스트 역시 수차례 어려움을 극복한 인물이다. 아홉 살 때 시력을 완전히 잃었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피아노를 배우다 재능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일반 고등학교로 진로를 바꿨다. 인고의 노력 끝에 하버드, 프린스턴, MIT, 펜실베이니아 등 명문 대학에 합격증을 거머쥐었고,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월가 투자은행 JP모건에서 일하며 CFA 자격증을 취득했다. '견고한 삶을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의 무게가 남다른 이유다.
신 애널리스트는 청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세상이 불공평한 게 맞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면서 답을 찾아 나가며 사는 게 좋을 것 같다"며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고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뭔지 생각해 밝은 앞날을 꿈꾸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면 좋겠다"고 위로를 전했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코인 광풍'에 우려를 나타냈다. 금융 전문가답게 도박과 투기, 투자에 대한 자신만의 정의를 설명하며 암호화폐가 사실상 도박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신 애널리스트는 "돈을 써서 내 것으로 만들 때, 자산 근거가 없는 게 도박"이라며 "코인은 사실 적당한 액수라는 게 없다. 그래서 도박"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박이나 투기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한테 운이 따른다고 생각한다"며 "염려가 되는 이유는 지금 많은 분이 힘드니까 그런 것에 희망을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채(회사가 발행하는 채권)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금융인의 관점으로 볼 때 기업이나 사람 역시 '견고함'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회사채를 분석할 때 기업이 얼마나 탄탄한지,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도 견딜 수 있는지를 살핀다고 했다.
신 애널리스트는 "전염병이 오면서 외부 충격을 견딜 수 있는 견고함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견고하다는 게 강해져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며 "꾸준해야 하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살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