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의 중국 현지 굴착기 판매가 반 토막 났다. 반면, 중동과 유럽 등에서 시작한 판매 호조세가 중국 부진을 상쇄했다.
1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지난달 중국에서 두산인프라코어 굴착기 판매량은 615대로 작년(1320대) 같은 기간보다 53%나 줄었다. 올해 3월 역대 최고치(4591대)를 찍은 이후 3개월 연속 판매 감소다.
현대건설기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중국 현지 굴착기 판매는 240대로 지난해(610대)보다 61% 줄었다. 올해 초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3월을 기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굴착기 시장에서 2분기는 비수기다. 비수기를 고려해도 판매량이 급감한 이유는 현지 건설 규제 탓이다.
중국 당국은 최근 과열된 철강 가격을 내리기 위해 일부 공사 일정을 조정했다. 인프라 건설이 지지부진하면서 자연스레 굴착기 시장은 위축됐다.
중국공정기계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굴착기 판매량은 1만6965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 감소했다.
중국에서의 부진은 원래 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에 치명적이다. 양사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다만 중동과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 대형 수주를 따내면서 중국 시장 부진을 상쇄하고 있다.
먼저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5월 사우디아라비아 대형 고객사들로부터 75대의 중대형 굴착기를 수주했다. 북미법인(210대)과 유럽법인(543대)은 각각 4월, 6월 월간 최대 판매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대건설기계도 최근 러시아 등에서 잇달아 건설기계 판매계약을 맺었다. 다른 지역에서의 선전 덕분에 두산인프라코어ㆍ현대건설기계 실적에도 청신호가 커졌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는 253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상승한다. 현대건설기계는 43% 오른 6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는 상승세를 유지하고자 북미, 아프리카 등을 지속해서 공략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북미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현지 측량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인 트림블과 손을 잡았다.
이번 협약으로 두산인프라코어 굴착기에 트림블의 경사면 제어 솔루션이 적용된다.
현대건설기계는 올해 5월 말 신흥국향 굴착기 신제품을 출시했다. 신제품에는 장비 원격 관리 시스템인 하이 메이트(Hi MATE)가 도입됐다.
대신증권 이동헌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건설장비 수요 증가 기조는 올해 내내 지속할 것”이라며 “(중국에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광산 투자 기대로 월 15만 대~20만 대 이상의 기본 수요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