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부채 동반증가에 부채대비 자산배율 2.21배에서 횡보
기업은 영업이익 개선에·정부는 국세수입 증가에 각각 순조달규모 축소
소위 동학개미운동과 서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국내외 주식투자 열풍으로 가계의 주식투자 규모가 역대최고치를 경신했다.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도 사상 처음으로 2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서 투자) 열풍도 계속되면서 대출금 증가세도 여전한 모습이다. 지갑을 열기 시작했고 부동산투자도 확대되면서 자금운용에서 조달을 뺀 금융자산 순운용규모는 감소했다.
가계의 자산과 부채가 동반 증가하면서 부채대비 자산배율은 2.2배 수준에서 횡보했다. 일견 큰 문제는 없어 보이나, 부동산 부문을 빼고 본 것이라는 점에서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업은 영업이익 개선으로, 정부는 국세수입 증가로 각각 순조달규모가 축소됐다.
이에 따라 1분기중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잔액은 1053조원에 달했다. 이중 주식투자 규모는 94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가계 금융자산이 4646조20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투자 비중은 20.3%로 사상 처음으로 20%대를 넘어섰다. 반면, 예금은 41%로 축소됐다.
운용자금 증가세보다 부채 증가세가 더 커 순운용규모는 작년 1분기 65조9000억원에서 44조원으로 축소됐다.
우선, 같은기간 국민소득통계 기준 최종소비지출이 213조4000억원에서 219조4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민간소비 부진이 완화된데다, 아파트분양이 늘면서 가계자금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기업 등 타 경제부문에서 개인이 순매입한 주택매매거래는 같은기간 마이너스(-)1만1000호에서 7000호로 늘었다. 개인간 주택매매거래도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자금순환 자료 특성상 개인간 주택거래는 집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자료만으로는 파악이 어렵다.
반면, 빚투와 기업공개(IPO)에 따른 청약열풍에 금융기관 차입은 크게 늘었다. 은행과 2금융권을 합한 예금취급기관에서 1년 이상 빌린 장기대출금은 작년 1분기 10조5000억원에서 38조원으로 급증했다. 증권사 신용거래와 증권담보대출금, 카드값을 의미하는 여신전문회사 판매신용을 합한 단기 기타 금융중개기관 대출금도 같은기간 8조3000억원 감소에서 8조4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 규모도 작년 1분기 1894조7000억원에서 2103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금융자산도 늘면서 금융부채 대비 금융자산 배율은 2.21배로 직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2016년 2분기 2.22배 이래 최고치다.
방중권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에서 빚을 내면서까지 해외주식과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열풍이 불었고, 부동산 투자도 꾸준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업을 의미하는 비금융법인 순조달규모는 같은기간 -28조6000억원에서 -22조5000억원으로 축소됐다. 같은기간 기연결금융업을 제외한 상장기업 당기순이익이 17조4000억원에서 26조8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출호조 등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
일반정부 순조달규모도 같은기간 -22조4000억원에서 -4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같은기간 국세수입이 69조5000억원에서 88조5000억원을 증가한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