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m 떨어져 식사했는데"…에어컨, '델타 감염' 확산 변수로

입력 2021-07-0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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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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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바람이 '델타 감염' 확산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북 남원시의 한 식당에서 확진자가 5m 떨어진 거리서 식사를 했다가 델타 변이에 감염된 사례가 나오면서다. 방역당국은 에어컨 바람을 통해 바이러스가 퍼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5일 전북도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남원시청 직원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청 측은 공무원 100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고 아직까지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30일 남원 시내 한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는데 이때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일행이 아니었고 5m 가량 떨어진 자리에서 각자 식사를 했다. 같은 공간에 머물렀던 시간은 10여분 남짓이었다.

당국은 밀폐된 식당 내에서 에어컨에 의해 바이러스가 퍼졌을 것으로 보고있다. 밀폐된 식당에서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하고 대화를 하는 사이 에어컨 바람을 타고 확진자에게서 멀리 떨어진 A씨에게까지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

전북도 보건당국 관계자는 "최근에는 대부분 일행이 아니면 동선이 겹치더라도 감염되는 일이 드물었다"면서도 "남원시 공무원의 경우 음식점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냉방기 가동이 시작되면서 쉽게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정황상 감염 확률이 2.5배 정도 되는 델타변이바이러스로 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질병관리청에 판단을 의뢰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에어컨을 통한 바이러스 전파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확인되면서 관련 논문도 발표됐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 질병통제예방센터 연구팀이 지난해 1월 24일부터 2월 5일 사이 광저우의 한 음식점에서 시작돼 세 가족 10명 사이에 코로나19가 확산한 사례를 분석한 논문을 학술지 ‘신종 감염병(Emerging Infectious Diseases)’ 온라인판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최초 감염자의 작은 침방울(비말)이 에어컨 바람을 타고 날아다닌 탓에 다른 사람들이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에어컨 감염 사례는 국내에서도 수차례 보고됐다. 작년 9월 서울 강동구의 한 텔레마케팅 콜센터가 위치한 건물 8층의 사무실 손잡이와 에어컨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 지난해 여름 수십 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던 경기 파주시 스타벅스와 안양 분식집, 서울 강남구 양재동 족발집 등 사례도 에어컨이 주요 감염원으로 지목됐다.

방역당국은 여름철 다중이용시설에서 에어컨을 가동하더라도 자주 창문과 출입문을 열어 환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하절기를 맞아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 환기가 미흡해질 우려가 있고, 휴가철을 맞아 이동량이 증가하고 감염 위험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밀폐된 실내 환경에서는 맞통풍을 시키는 등 자연환기를 강화해야 하고, 예방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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