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캐피탈이 자본금을 2배로 확충한다. 글로벌 투자금융(GIB)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실탄을 마련하는 동시에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규제에 따르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신한캐피탈을 지원 사격하기 위해 1500억 원을 투입한다.
28일 신한캐피탈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15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이사는 이사회에서 신한캐피탈의 업적신장에 따른 자본금 증자 필요성을 피력해 유상증자 안건은 이사회의 승인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신한캐피탈의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신한금융지주가 이달 29일 출자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유상증자에 따라 신한캐피탈의 자기자본(자본총계)은 1분기 기준 1조2242억 원에서 1조3742억 원으로 늘어난다. 자본금 역시 1800억 원에서 3300억 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한다.
신한캐피탈이 증자에 나선 배경에는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GIB사업의 확대가 있다. 신한캐피탈은 그룹의 전략에 따라 투자·IB(투자은행)·기업금융 전문회사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작지만 강한 회사’라는 목표로 사내 조직을 재정비해 기업·투자금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 2월 “기반시장에서의 점유율 및 경쟁력 확대를 토대로, 비이자수익 극대화, 인당 생산성 중심의 경영 체계를 통해 업권과시장내 차별적인 IB 시장지위를 구축할 것”이라며 “다양한 연계 및 제휴 등을 통해 부족한 자원을 보충해 실질적인 딜메이커(DEAL MAKER)로서, 작지만 강한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GIB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할 수록 신한캐피탈의 자본적정성이 저하된다는 점도 이번 증자를 결정한 이유가 됐다. 신한캐피탈은 기업·투자금융 사업 확대에 따라 자본적정성 지표가 다소 악화된 상태다. 기업·투자금융은 수익성은 높지만 회수 성과와 시기가 뚜렷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커 기업·투자금융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 수록 위험가중자산배율이 빠르게 상승하며 자본적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신한캐피탈의 총 자산 중 기업 및 금융자산은 95%로, 레버리지 배율도 9.1배에 달했다. 금융당국이 2025년까지 여신전문기업들의 레버리지 한도를 현재 10배에서 단계적으로 8배 이하로 인하할 방침이어서 신한캐피탈은 자기자본 확대를 통해 자본적정성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캐피탈은 이번 자본금 확충에 대해 “자본적정성 관리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신한캐피탈이 GIB 사업을 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출자한 것”이라며 “또, 레버리지 비율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는 측면도 다 감안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