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전선 오너 일가가 '윤석열 테마주'로 불리며 주가가 급등하자 보유 지분을 '고점 매도'했다. 회사는 '신규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2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명환 대원전선 회장은 지난 21일 보유주식 124만여 주 중 100만 주를 주당 3307원에 장내매도했다. 서 회장은 대원전선 최대주주인 갑도물산 지분 74.37%를 보유한 실사주다. 서 회장 아들인 서정석 전무도 지난 16일 보유주식 384만여 주 중 100만 주를 주당 3553원에 장내매도했다.
이는 대원전선이 '윤석열 테마주'로 불리며 주가가 급등한 시점이다. 대원전선은 이달 들어 2000원대 주가를 유지하다가, 사외이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대학 동문이라는 소식에 지난 15일과 16일 각각 30%, 23.30%씩 2거래일 연속 급등했다.
주가는 장 한때 3850원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이는 이달 초와 비교해 50%가량 높고, 1년 전(지난해 6월 23일 종가 기준 968원)과 비교하면 세 배도 넘는 가격이다.
오너일가는 이달 들어서만 이 회사 주식 400만 주를 장내 매도해 약 114억 원을 현금화했다. 서 전무는 2일 대원전선 주식 200만 주를 주당 2286원에 팔아치웠다.
문제는 소액주주들이다. 최대주주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대원전선은 이날 12.26% 내린 29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대주주의 지분 매도로 시장에 불안감이 퍼진 탓으로 보인다.
특히 대원전선은 최대주주 지분 매도가 유난히 잦았다. 서 대표와 특수관계인은 2019년 말 기준 대원전선 34.58%를 보유 중이었으나 지난해말 32.76%로 줄었다가 전날 기준 26.17%까지 축소했다.
회사 측은 최대주주의 지분 매도에 대해 "신규 투자를 위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타법인 인수나 사업 출자를 할 때 법인과 함께 서 회장 등이 개인 명의로 참여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주주들이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는 대원전선의 자금부담과 리스크를 분산하기 위해서다.
이번 매각으로 서 회장의 잔여 지분은 0.33%(24만여 주)로 쪼그라들었다. 서 전무는 3.86%(284만여 주)다. 대원전선 최대주주인 갑도물산은 지분율 21.98%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갑도물산에서 매도물량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경영진의 경영권 유지와 사업 지속 의지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취지다.
대원전선 관계자는 "대원전선 그룹은 과거부터 신규 사업 진출 시 오너의 지분 투자가 활발하다"며 "단순히 차익 시현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신규 투자 재원 확보라는 점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