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대다수는 우리 기술로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반면, 실제 임상시험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전체 국민의 21%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일 보건복지부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공개한 '국산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2.3%가 현시점에서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국산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3상 시험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국민들의 인식 수준을 조사하고자 이뤄졌다. 설문에는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60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 현 상황에서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92.8%였다. 백신 개발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 역시 87.8%에 달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다수는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임상시험에 대한 태도에 대해 '긍정적인 편' 또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74.3%에 달했는데, 이런 인식은 60대(85.3%), 50대(82.6%)에서 특히 높았다.
긍정적 평가를 한 이들 중 50.7%는 국산 백신을 개발하게 되면 코로나19 상황에서 '백신 자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높게 평가했다. 코로나19 종식에 기여할 수 있다는 답변도 23.7%나 됐다.
반면, 임상시험을 부정적으로 여기는 답변은 20대가 10.2%로, 50대(1.4%) 혹은 60대(1.7%)의 6배 이상이었다. 임상시험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낸 응답자들은 '아직 검증되지 않은 의약품을 사용한다'(37.9%),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이다'(32.8%) 등을 이유로 꼽았다.
국산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임상시험이 안전하다고 여기는 응답자는 33.8%를 기록했다. '보통'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51.4%로 가장 많았으나 '안전하지 않다'는 답변도 14.9%나 됐다.
한편, 임상시험 참여와 관련해 응답자 가운데 78.6%는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참여 의향이 있다는 답변은 21.4%에 불과했다. 50대와 60대에서는 참여 의향이 24%였지만, 20대에서는 16.5%에 불과해 연령별로 차이를 보였다.
임상시험에 참여하겠다는 답변 중에는 '백신 자주권 확보'(36.1%), '신약 개발에 기여'(20.1%) 등을 이유로 꼽은 경우가 많았다.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는 '국산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30.7%로 가장 많았다.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는 '이상반응 발생 시 충분한 보상'(71.2%·복수 응답), '임상시험 결과 데이터의 투명한 공개'(64.2%), '참여시 유급휴가 및 출장 인정'(56.5%) 등이 제시됐다.
이강호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국내 백신 개발의 임상 3상 진행을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시험 참여자 모집이 필요하나 백신 접종률이 증가하면서 참여자 모집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정부는 임상 참여자 모집을 위해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임상 참여자들이 안전하게 국산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