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강남 외국인 학교 운영한 원장에 ‘벌금형’ 확정

입력 2021-06-1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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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의 인가 없이 학생들을 모집하고 학교 형태의 학원을 운영한 원장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14일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초·중등교육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서울시교육감의 인가를 받지 않고 2018년 7월 서울 강남구에 미국 학력인증기관인 AdavancED의 인증을 받은 시설을 설립하고 교사와 학생들을 모집하는 등 학교 형태의 학원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외국 대학 학위를 취득하고 3년 이상의 강의 경력 및 교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들을 강사진으로 고용하고, 9학년 18명·10학년과 11학년 각각 20명·12학년 33명 등 총 110명 가량의 학생들을 모집하고 한 학기(6개월)에 1200만 원의 수강료를 받은 뒤 수업을 진행했다.

A씨는 12학년 과정을 마친 학생들에게는 미국 교육평가원(ETS)의 AP(미국 대학과목사전이수제)시험을 통한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해당 시설을 사실상 학교 형태로 운영했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누구든지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도·특별자치도 교육감의 사립학교 설립 인가를 받지 않고 학교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학생을 모지해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학생들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학생 및 학부모에게 해당 시설에 다닌다고 국내 고등학교 졸업 자격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과 함께 당사자들에게 이를 확인하고 이해했다는 서류를 받았다”며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1·2심은 A 씨의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은 “관련 처벌 규정 취지는 ‘국민의 교육에 관한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고 교육의 안정성 및 적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처벌 대상을 ‘의무교육대상자에 대한 시설’에 한정된 것으로 축소 해석할 수 없고 규정 취지를 졸업 자격 등이 주어지지 않음으로 인한 학생 등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만 한정 해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A 씨가 학생 등에게 국내 고등학교 졸업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설명하고 확인 서류를 받았다고 해도 교육감 인가 없이 학생을 모집해 시설을 운영한 이상 범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며 “A 씨가 해당 시설을 사실상 학교의 형태로 운영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후 A씨의 항소로 열린 2심에서 재판부는 항소를 기각했고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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