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새 '대서양 헌장' 발표
백신 수출 제한 축소·관세 철폐 등 선물 보따리
북아일랜드 문제, 나토 관계 재정립 등 과제도
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 로열 공군기지 밀든홀에서 미군 장병들을 만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이 돌아왔다. 민주 국가들이 다가올 문제와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함께 서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둔다”며 “우리는 가치를 수호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동맹국 관계를 재설정하고 대중 압박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순방길에 오르기 전 방문 목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순방 기간 유럽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중국에 미국과 유럽의 관계가 견고하다는 것을 알리려는 것”이라고 답했다.
G7 정상회담 개막에 앞서 10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회담하면서 양국 협력 관계 강화를 천명한 새로운 ‘대서양 헌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과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가 1941년 세계 평화를 천명한 대서양 헌장의 새 버전으로, 코로나19 종식과 기후변화 대응 등 8개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1일부터 사흘간 영국 콘월에서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주요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병행한다. 14일 나토 정상회의, 15일 미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16일 푸틴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번 순방길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국을 위한 선물 보따리도 챙겨갔다. 미국과 EU는 정상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출 제한을 축소할 예정이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매겨진 무역 관세 철폐도 합의할 예정이다. 영국과는 항공여행의 신속 재개를 합의하는 등 여러 안건이 해결될 전망이다.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무너진 나토와의 관계 재설정도 과제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와의 관계를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 과정에서 나토 회원국 일부와 대립각을 세워서 쉽지 않은 상황을 겪고 있다.
유럽외교위원회의 야나 풀리에린 독일 디렉터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정부가 9월 11일까지 모든 미군을 아프간에서 철수하기로 하고 다른 동맹국들이 결정을 따르는 모습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것에 대해 독일 관계자들은 불만을 품고 있다”며 “유럽 각국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적재산권 포기를 지지하기로 한 결정에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를 극단주의자로 규정했다. 푸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기 전에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캐나다 고위 인사 9명을 나발니 사태와 엮어 입국 금지하면서 바이든 정부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틱톡과 위챗 등 중국 앱 사용을 금지한 트럼프의 행정명령을 철회하고 대신 적국과 연계된 앱에 대한 안보 검토를 요구하는 새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CNN방송은 “바이든 정부가 개별 기업에 대한 명령을 철회하더라도 트럼프 전 정부와 중국산 앱에 대한 국가안보 우려를 얼마나 많이 공유하는지를 알 수 있는 발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