곪아서 터져버린 '쌍용차'

입력 2009-01-12 10:15 수정 2009-02-0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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곪을 대로 곪아버린 쌍용차가 결국 파국을 맞게 됐다.

지난 8일 중국 상하이차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그리 좋은 소식이 전해져 올 것이라고 기대 하지는 않았지만, 급작스런 법정관리 신청 소식은 국내 자동차업계나 회사 임직원, 협력업체 모두를 당혹케 하고도 남았다.

회사 측은 법정관리 신청이 경영정상화 방안을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하지만, 여론은 쌍용차가 쉽게 경영정상화를 찾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고 있다.

특히 파산을 예방하기 위한 화의 신청이 아닌, 파산을 염두 해 둔 법정관리 신청이라는 점은 쌍용차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쌍용차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중국 상하이차가 보여준 여러 행태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인수 당시 약속했던 1조2000억원의 기술·설비 투자는 어떻게 됐으며, 노조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청한 이유는 무엇인가. 또 장쯔웨이 상하이차 부총재가 직접 한국을 방문해 정부에 자금 지원 요청을 한 이유는 무엇인가.

모두 쌍용차를 살리려고 시늉만 한 상하이차의 '쇼'에 지나지 않았다는 말인가?

상하이차는 정말 5900억원을 투자해 신차 개발 투자비용을 비롯한 그 이상의 수익을 얻었으니 철수하겠다는 단순한 논리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한국과 중국간의 외교 마찰과 특히 7000여명의 쌍용차 임직원과 그의 가족들, 또 협력업체들의 줄도산은 누가 책임져야 하나?

회사 경영의 책임은 뒤로한 채, 그 책임을 한국의 정부와 은행, 주주, 노조 등에 부담시키고 손을 떼려고 하는 상하이차의 행태는 너무나 유치하다.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한 국가의 기간산업을 이렇게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법이 어디 있는가?

앞으로 쌍용차의 운명에 따라 10만여명의 근로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한다.

상하이차의 경영미숙과 얄팍한 장삿속 때문에 10만 여명이 거리로 내몰려 울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답답할 따름이다.

하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아직 기술 유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과의 외교적 마찰, 자동차 산업의 불황 등을 감안해 고민했던 검찰은 이제 명확한 수사에 주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극한의 위기에 처한 자동차 협력업체들에 대한 지원책을 빠른 시일내에 마련해야 한다.

특히 정부나 채권단은 부실기업 정리라는 명분도 좋지만 국내외 산업연관 효과가 큰 기업을 '경영의지'도 없는 해외 기업에게 헐값으로 넘기는 일을 되풀이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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