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논란 여전히 분분
약값 연간 6200만 원 달해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FDA는 이날 바이오젠이 일본의 에자이(Eisai) 제약사와 함께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애드유캔유맵(제품명: 애드유헬름)’ 사용을 승인했다.
FDA가 알츠하이머 신약을 승인한 것은 2003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또 이전에 승인한 약은 알츠하이머로 인한 불면증 치료 등을 위한 것이었지만, 대응 치료제로서 신약을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오젠의 신약도 환자의 정신적 쇠퇴를 되돌리는 것은 아니며 이를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 환자는 미국에만 약 600만 명, 전 세계에서 35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비붐 세대가 고령층에 접어들면서 알츠하이머 환자는 앞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에 바이오젠 주가는 이날 38% 폭등한 395.85달러로 마감했다. 에자이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56% 뛰었다.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번 신약이 알츠하이머 진행 과정을 막기 위한 첫 번째 승인제품이라면서도, 일부 전문가들은 신약의 효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FDA의 외부 전문가 자문위원회는 지난해 11월 해당 신약이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승인을 권고하지 않았었다. NBC 뉴스는 “수백만 명의 미국 고령층과 그 가족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 결정은 의사와 의학 연구원 등 전문가 집단과의 의견 불일치를 촉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의 바이오·의약 전문 칼럼니스트 맥스 니센은 “FDA의 이번 결정은 큰 실수”라면서 “논란이 있는 치료제를 승인함으로써 FDA의 명성은 물론 미국인의 의료 부담, 더 나아가 신약 연구 수준에도 해를 끼칠 위험에 놓이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듯 FDA는 이번 사용 승인을 내리면서 약의 효능 확인을 위해 후속연구를 진행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약값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약값은 연간 5만6000달러(약 6230만 원)에 이른다. 이 약은 경증 환자 기준으로 4주마다 주입돼야 하는데 1회 주입당 비용은 4312달러에 달한다. 이에 마이클 보나토스 바이오젠 최고경영자(CEO)는 “약값은 타당하게 책정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향후 4년간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