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빠르게 경기 회복 국면에 안착했지만, 하반기 소프트패치(Soft Patchㆍ경기 회복에서 겪게 되는 일시적인 경기 후퇴)를 겪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양적 완화를 축소하는 식으로 정책 기조를 변경할 경우 신흥 시장의 긴축 발작과 국내외 인플레이션 충격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6일 현대경제연구원은 '경기 회복 강화 속 소프트패치 가능성 우려' 보고서를 발표하고 "2분기 한국 경제에선 수출 및 제조업이 경기 회복을 견인하고 있고, 내수 부문도 빠르지는 않지만, 반등세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실제로 4월 이후 현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순환변동치, 경기 방향을 예고하는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모두 상승세를 보였다.
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4월 101.3으로 3월 100.2보다 상승했고, 선행지수순환변동치도 3월 103.2p에서 4월 103.6으로 높아졌다.
1분기에 이어 4월에도 소매판매 증가율이 2%대를 유지하며 선방했고, 설비투자 부문도 비(非) ICT 산업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 건설 경기와 수출 부문도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
특히 수출 경기의 경우 5월 전년 대비 수출 물량이 45.6%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11월 이후 7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같은 달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105.2를 기록하며 지난 3월(100.5) 이후 기준치 100을 3개월 연속 웃돌고 있다.
연구원은 향후 경기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코로나19 상황과 백신 접종 속도 △국내외 금융시장의 긴축발작(Taper Tantrum) △글로벌 인플레이션 현실화를 꼽았다.
연구원은 "최근 미국 실물 경제 지표의 호조가 지속되면서 미국의 통화정책이 정상화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올라가고 있고, 통화정책 정상화(출구전략)의 첫 번째 단계인 테이퍼링 시기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2013년 5월 연준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글로벌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은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물가도 상승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을 보여, 물가 불안(inflation)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면 2분기 한국 경제는 경기 회복기에 진입했지만, 하반기 소프트패치를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연구원은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부정적 영향이 발현될 경우 경기 회복이 중단되거나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한국 경제가 이러한 하방 리스크 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출구정책 마련 △수출 경기 확장을 위한 차별적인 시장 접근 전략 기획 △신흥시장 긴축발작에 대비한 대응 능력 확충 △불필요한 물가 상승 요인 억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