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MNO) 시장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알뜰폰(MVNO) 시장을 공략하며 존재감을 키우기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시장에서 가입자당 매출액 1위 사업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소 알뜰폰 사업자 지원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3일 LG유플러스는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U+알뜰폰 파트너스 2.0’를 발표했다. 2019년 9월 선보인 ‘U+알뜰폰 파트너스’에서 한 단계 진화하겠다는 목표다. U+ 알뜰폰 파트너스는 LG유플러스가 자사 통신망을 사용하는 중소 알뜰폰 업체들을 모아 만든 공동 브랜드 및 파트너십 프로그램 그룹이다. 프로그램 시행 1년 여 사이 파트너스 참여사의 누적 가입자는 192% 늘었다는 설명이다.
‘U+알뜰폰 파트너스 1.0’이 사업자들과의 상생에 방점을 찍었다면, 2.0은 고객 중심으로 혜택을 강화하는 게 핵심이다. 알뜰폰 고객도 LG유플러스의 ‘찐팬’으로 확보하겠다는 의미다. 동시에 현재 26개 사인 파트너사를 연말까지 3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고객 중심 상품 혁신 △고객 이용 편의 증대 △사업자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먼저 상품 혁신으로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하는 혜택을 마련했다. 파트너스 참여사들의 기존 가입자 및 신규 가입자에게 최대 월 150GB의 데이터를 24개월 동안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제공한다. 데이터가 무료로 제공되는 요금제는 총 4가지로, 요금제에 따라 150GB/50GB/10GB의 데이터가 증정된다. 알뜰폰 사업자는 추가 데이터를 앞세운 요금제 출시로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고, 기존 가입자의 이탈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컨대 월 1만8700원에 데이터 11GB(매일 2GB 추가, 전화·문자 기본제공)를 이용하는 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은 매월 150GB를 추가로 받아 총 221GB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다. 사실상 1만 원대로 무제한으로 데이터를 쓸 수 있는 셈이다.
KB국민카드와 제휴해 알뜰폰 전용 할인카드도 선보인다. 고객이 ‘KB알뜰폰HUB2카드’를 발급받고, 파트너사가 판매하는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24개월간 매월 최대 2만99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단, 전월 카드 실적이 70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
이 외에도 LG유플러스는 알뜰폰 고객의 요금납부나 이용 정지 등 CS를 처리하는 매장을 기존 190여 개에서 500여 개로 확대한다. 추후 전국 2000여 개 매장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대형 알뜰폰 사업자에게만 국한됐던 ‘셀프 개통’도 확대된다. 현재 파트너스 참여사 중 셀프 개통을 지원하는 알뜰폰은 5곳에 불과하지만, 연내 12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시장의 ‘3위 사업자’라는 꼬리표를 알뜰폰 시장에서만큼은 지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가입자당 매출액 1위’를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의지에서 비롯했다.
강진욱 LG유플러스 MVNO 사업 담당은 “LG유플러스가 알뜰폰 사업에 가장 적극적”이라며 “MNO에서 MVNO로 가입자가 이동하며 매출액이 줄어드는 부분은 경쟁사 고객을 유치하면서 만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망 도매 매출액에 관해 “이통 3사 중 저희의 (가입자 당) 망 매출액이 가장 크다”고 했다. 강 담당은 지난해에 2019년 대비 500억 원가량 망 도매 매출액이 늘었고, 올해도 전년 대비 700억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3사 중 가입자 당 매출액이 가장 높은 배경으로는 ‘후불 가입자 비중’이 꼽힌다. 타사와 달리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들은 후불 가입자 유치 비율이 높다. 구체적으로 LG유플러스 파트너스 사의 후불 판매량 비중은 2019년 말 18%에서 올해 1분기 기준 51%로 늘어났다. 강 담당은 “작년 코로나19로 외국인이 들어오지 않아 후불로 전환하자는 공감대가 있었고, 후불 비중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이미 MVNO 시장에서 2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KT 망 사용 가입자가 502만4313명, LG유플러스 223만2002명, SKT 219만4395명 순으로 나타나 SKT를 제쳤다.
이 같은 성장세를 계속 확대,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박준동 LG유플러스 제휴사업그룹장(상무)은 “가입자 수에 연연하지 않고, 도매 대가 매출액을 관전 포인트로 보고 있다”며 “상생프로그램으로 이통사와 알뜰폰이 서로 견인하게 해 올해 말과 내년 초에도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MNO 사업자가 자회사를 중심으로 MVNO에서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 아느냐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듯한 해명도 나왔다. 박준동 상무는 “자회사와 중소 사업자 간 판매 실적 등을 비교해 언론에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 후불 판매 비중은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2019년 말 대비 올해 1분기 알뜰폰 후불 누적 가입자 수는 중소사업자에서 80.6% 증가했고, 자회사에서 19.4% 증가했다. 박 상무는 “유플러스 알뜰폰의 성장은 중소 알뜰폰 사업체를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