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옥 통유리의 태양 반사광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며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낸 손해배상 소송이 2심 재판을 다시 하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3일 성남시 A 아파트 주민 73명이 네이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아파트 주민들은 외벽 전체가 통유리로 된 네이버 본사 사옥에서 반사되는 태양광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2011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반사광 때문에 아파트 내에서 앞이 잘 안 보이는 현상이 기준치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주민의 피해가 심각하다”며 가구당 500만~1000만 원의 위자료와 129만~653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반면 2심은 “반사광을 직접 바라보지 않는 일상생활에서는 시각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커튼으로 충분히 차단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은) 태양 반사광 생활 방해를 시력 저하 등 건강상 피해, 주거 내 독서와 같은 시각 작업 방해로 좁게 봤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태양 직사광과 반사광에 의한 각 생활 방해 차이, 일조 방해와 태양 반사광 침해의 참을 한도 기준의 차이 등을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실, 침실 등 주거 주요 공간에 하루 1~3시간 태양 반사광의 영향을 받는 등 유입 장소와 시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빛 반사 시각장애를 일으키는 수준보다 440~2만9200배 밝은 빛 반사가 일어난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태양 반사광의 예방, 배제를 구하는 방지청구가 허용될 경우 원고가 받게 될 이익과 상대방, 제삼자가 받게 될 불이익을 비교해 헤아려야 한다”고 기준을 세웠다.
대법원 관계자는 “태양 반사광 방지청구 당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제시한 최초 판결”이라며 “양자 사이의 이익과 불이익 등 형평성과 구체적 타당성을 고려해 판단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