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인사이트] '보험설계사 훈장' 우수인증설계사, 대기업 GA 특혜 논란

입력 2021-06-01 18:06 수정 2021-06-01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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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협회, 우수인증설계사 자격
규정 바꿔 한화금융서비스 부여
업계 ‘형평성 문제’ 불거질 수도

생명보험협회가 우수인증설계사에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미래에셋금융서비스 등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도 포함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자회사형GA도 엄연한 GA이기 때문에 현행 규정대로라면 포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보협회는 우선 올해까지만 포함하고 내년부턴 TF를 통해 선정 기준을 논의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 안팎에선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분담금을 많이 부담하는 대형사 입맛에 맞게 안건을 개정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이날 올해 설계사 3만2757명을 우수인증설계사로 선정했다. 우수인증설계사는 보험상품의 완전판매 및 건전한 모집질서 확립을 위해 지난 2008년 도입된 제도다.

문제는 이미 자회사형GA가 된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미래에셋금융서비스의 설계사들도 협회의 우수인증설계사 자격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협회는 지난달 말 서면 이사회를 통해 ‘우수인증설계사 인증관리 규정’ 개정안 안건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생보사 판매자회사 소속 설계사를 인증대상에 포함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규정에서는 생명보험협회 정회원사 소속 설계사와 전속 개인보험대리점 소속의 설계사들만 생보협회 우수인증설계사를 획득할 수 있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일단 올해까지는 전년도 모집실적을 기준으로 자회사형GA 소속 설계사를 우수인증설계사에 포함했다”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TF에서 계속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생ㆍ손보협회는 향후 판매 채널 변화 트렌드를 반영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협의해 제도개선 TF를 구성하고, 인증기준 등 제도 전반에 걸쳐 개선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업계는 결국 대형사 입맛에 맞춰 안건을 개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이전에도 라이나금융서비스, ABA금융서비스 등 전속설계사가 자회사형GA로 이동한 사례가 있었지만, 이들에게 우수인증설계사를 부여했던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협회도 분담금을 많이 내는 대형사의 요구를 무시할 순 없었을 것”이라면서도 “한화생명으로서도 회사의 전략적 판단으로 설계사들을 이동시킨 것이라, 설계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수인증설계사 자격은 설계사들에게 주는 일종의 훈장이다. 근무 기간, 소득 수준, 불완전판매 여부 등 자격 기준이 까다로워 신뢰받는 설계사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영업 활용에도 크게 작용한다.

자회사형GA의 생보협회 우수인증설계사가 인정되자, 별도로 진행 중인 생보협회의 자회사형GA의 준회원 가입 가능성도 커지게 됐다는 예상도 나온다. 다만 자회사형GA의 준회원 가입은 금융당국의 승인이 필요한 협회의 정관 개정 사안이라 부담이 적지 않고, 한화생명 입장에서도 우수인증설계사가 해결된 이상 분담금을 내면서까지 준회원 가입을 욕심낼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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