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용 배터리 영업비밀을 둘러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분쟁이 마무리된 만큼 배터리 산업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배터리 소재 공급망을 강화하고 생산기술 향상 ㆍ비용 절감 등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25일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19년보다 40% 정도 성장했는데 그동안 2019년까지는 중국 내수시장이 전기차 시장을 주도했다면 지난해에는 유럽시장이 전기차 시장의 중심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날 SNE리서치가 주최한 세미나 'NGBS 2021(Next Generation Battery Seminar)'에서 "K-배터리의 어려움 중 하나였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의 법정 분쟁이 최근 끝나 배터리 업계에서는 숨통이 트이게 됐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과감하게 전제적인 투자로 배터리 공급을 확대하고, SK이노베이션은 불확실성이 사라졌으니 배터리 사업에서 저력을 보인다고 하고 있어서 기대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배터리 사들이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40%대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올 1분기 미국 시장 점유율은 23%로 나타났다. 2023년에는 양사 점유율이 46%로 두 배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대표는 "향후 추이를 보면 2023년에 한국 배터리 사들의 시장 점유율이 40%대로 증가하면서 미국 배터리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사의)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 용량은 지난해 140GWh에서 올해 240GWh로 늘어날 전망이다.
배터리 형태에 관해서는 "세 가지 배터리 형태 중 파우치형이 많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인데 파우치형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선점해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며 "원통형 배터리를 쓰는 테슬라가 꾸준히 전기차 출하량을 늘리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원통형은 축소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배터리 시장 재편에 대해서는 "회사별로 보면 2018~2020년 한국 배터리 3사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데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굉장히 급격한 성장을 이뤘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며 "중국 CATL, LG에너지솔루션, 일본 파나소닉만 합쳐도 전체 시장의 70% 차지하는데 큰 회사를 위주로 배터리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봤다.
앞으로 10년간 배터리 수요는 폭스바겐, 테슬라, 르노, 현대차 등이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CATL의 배터리 생산능력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김 대표는 "CATL이 올해 13GWh에서 2025년에 450GWh, 2030년에 1000GWh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뒤이어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순이 될 것 같다"며 "삼성SDI와 달리 SK이노베이션은 열정적으로 투자하고 있어서 조만간 생산능력에서 SK이노베이션이 삼성SDI를 능가하는 상황이 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김 대표는 "향후 배터리 생산능력이 향상하는 지역은 유럽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이고 그다음 미국 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과 북미 지역은 올해부터 배터리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한국 배터리 산업에서 걱정되는 문제는 배터리 부품 소재 분야인데 한국 회사들 점유율이 매우 낮다"며 "소재 공급망을 강화하는 것이 한국 배터리 사들의 과제"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일본을 보면 훌륭한 연구개발과 기술 특허가 강점"이라며 "품질을 제어하고 생산기술과 비용 절감 부문을 강화하면 향후 10년간 국내 배터리 사들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배터리 시장의 성장에 따른 과실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