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상장 대어들을 대거 보유한 카카오가 또 하나의 대형 유니콘 기업을 확보하며, 국내 정보통신(IT) 업계의 1인자를 노리고 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와 두나무(지분투자), 지그재그에 이어 일본 웹툰 플랫폼 계열사까지 8조 원대를 웃도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카카오의 가치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는 종속회사인 카카오재팬의 운영자금과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총 5627억 원 규모의 유사증자를 결정했다.
카카오재팬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하는 6만7930주와 구주 일부를 ‘라이언&프렌즈 펀드’가 인수하는 형태다. 신주 발행가액은 주당 828만 원이다.
올해 일본에서 콘텐츠 기업이 유치한 외부 투자 중 최대 규모로, 카카오재팬의 기업가치는 약 8조8000억 원을 인정받았다.
카카오재팬은 일본 만화, 소설, 전자서적 서비스 픽코마(piccoma)를 운영 중으로, 향후 일본 현지 망가(일본 만화)의 디지털 점유율 확대와 더불어 한국형 비즈니스인 ‘웹툰’을 현지화하는 데 성공한 노하우 및 전략을 인정받았다. 현지 콘텐츠인 일본 디지털 망가의 매출이 다른 경쟁업체들보다 높은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으며, 특히 웹툰 콘텐츠에 있어서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6배 이상 늘어난 성장세를 보였다.
카카오재팬이 일본의 거대 만화 시장에서 입지를 구축하며, 몸값을 키우면서 카카오의 가치도 재평가될 전망이다. 특히 국내 IT업계 1위인 네이버의 시가총액을 추격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20~30대를 겨냥한 여성패션 앱 ‘지그재그’ 운영사(크로키닷컴)를 인수하고, 북미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를 5000억 원에 인수하는 빅딜을 성사시켰다.
한때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3위까지 올랐던 네이버가 4위(삼성전자우 제외)로 떨어진 사이 카카오 빠르게 추격했다.
이날 종가 기준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59조1348억 원(4위)이며, 카카오는 51조9313억 원(6위)으로 7조 원 수준의 격차다. 상장 대기 중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두나무(지분투자) 등이 기업공개(IPO)가 이뤄지면 얼마든 뒤집힐 수 있는 수준이다.
카카오는 지난달 5대1 액면분할 이후 수급 측면에서도 우위를 보였다. 올 초부터 5월 21일까지 총 거래대금이 36조3715억 원으로 네이버 34조9432억 원보다 높았다. 주가 상승률도 연초부터 네이버가 22.74% 오르는 동안 카카오는 50.30% 올라 두 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이 카카오 계열사들의 잠재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한 것으로 해석된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품 믹스 차별화 전략과 더불어 4월 인수한 지그재그와의 시너지를 통한 성과가 기대되는 커머스, 확장 지속 중인 모빌리티, 글로벌 시장 자리매김하고 있는 유료 콘텐츠,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 확대, 카카오페이·뱅크 연내 IPO, 두나무 지분 가치 및 지분법 이익 등 아직도 볼 것이 많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카카오 올해 매출액·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7%, 62% 증가하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