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기존 주택건축본부를 주택정책실로 격상한다.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사업이던 도시재생실은 없애고, 기능은 균형발전본부로 이관된다.
서울시는 오세훈 제38대 서울시장의 핵심 과제 실행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추진한다고 17일 밝혔다. 10여 개월간 시장 공백 상태였던 서울시정을 이른 시간 안에 안정화하고,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단시간 내 성과를 이끌어내겠다는 취지다.
이번 조직 개편에선 기존 주택건축본부(2‧3급)가 ‘주택정책실’(1급)로 격상된다. 주택정책실은 서울의 주거난 해소를 위해 주택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시는 이번 개편을 기점으로 주택기획관(3급)을 주택공급기획관(3급)으로 재편해 주택 공급 확대에 조직 역량을 집중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또 도시계획국이 담당해 오던 아파트 지구단위계획 수립 기능을 주택정책실로 이관한다. 분산됐던 주택 공급 기능을 통합‧일원화해 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도시계획과 내 팀 단위로 운영해 온 도시계획상임기획단을 도시계획지원과로 재편, 도시‧건축 관련 위원회 지원과 전문적인 검토 기능을 강화한다. 도시계획 규제 개선을 통해 효율적인 도시계획 결정을 추진하는 게 목표다.
시는 주택건축본부의 격상으로 부동산 가격 안정과 신속한 주택 공급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사업이던 도시재생실(1급)은 폐지된다. 도시재생본부는 지역발전본부와 통합돼 균형발전본부로 신설된다. 기존의 도시재생본부의 기능은 균형발전본부로 이관된다. 균형발전본부는 강남‧북 균형 발전과 지역별 특화 발전을 총괄 추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재생정책과는 균형발전정책과로 재편해 강남북 균형 발전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권역별 특화‧균형발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역사도심재생과는 도심권사업과로 재편해 기존 역사도심 재생사업과 도심권 내 각종 거점개발사업을 통합 시행한다.
이번 조직 개편은 도시재생사업보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로 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는 오 시장의 의지로 읽힌다. 박 전 시장이 역점을 뒀던 도시재생의 비중을 대폭 축소한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시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제38대 서울시정 조직 개편안’을 이날 서울시의회에 제출한다. 행정기구 설치와 정원 등 관련 조례에 대한 시의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7월에 조직 개편이 시행될 수 있도록 시의회와 협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