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양도소득세 신고를 앞두고 서학개미들이 예상치 못한 지출을 하게 됐다. 지난해 해외주식으로 큰돈을 번 만큼 내야 하는 세금도 크게 늘어나서다. 해외주식은 투자만큼 절세전략을 잘 짜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1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일 해외주식은 테슬라(131억 달러), 애플(62억 달러), 아마존(4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28억 달러), 엔비디아(27억 달러) 순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업들은 지난 한 해 동안 큰 수익을 안겨줬다. 테슬라를 1월 1일에 사서 12월 마지막 날 팔았다면 수익률은 무려 720.07%다. 애플과 아마존도 각각 76.71%, 71.60%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도 28.28%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117.66% 올랐다. 테슬라에 1000만 원을 투자했다면 7200만 원의 이익을 거둔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큰 수익을 낸 투자자라면 5월까지 양도소득세를 신고해야 한다. 확정신고 기간인 이달 말까지 신고하지 않으면 20%의 무신고 가산세가 부과되고, 부정하게 신고할 때는 40%의 가산세가 부과된다. 과세대상 기간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국내 주식은 종목당 10억 원 이상 보유하고 있거나 코스피 기준 1%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면 대주주 요건에 해당해 양도소득세를 내지만 해외주식은 매매차익에 따라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250만 원까지는 비과세, 초과하는 이익에 대해서는 22%의 세금이 부과된다.
가령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에 각각 1억 원씩 투자해서 지난해 10% 이익을 거뒀다면 국내주식에 대해서는 세금을 낼 필요가 없지만, 해외주식은 165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1000만 원에서 250만 원을 제외한 750만 원에 22% 세율을 적용한 결과다.
올해부터 해외주식과 국내주식의 손익통산이 가능하다. 가령 해외주식으로 1000만 원을 벌었지만, 국내주식으로 750만 원을 잃었다면 손익통산을 통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또는 테슬라로 1000만 원을 벌고, 보잉으로 750만 원을 잃었을 때 해외주식 간 손익통산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서학개미는 올해부터 해외주식 투자 계획을 새로 짜는 모양새다. 글로벌 증시가 불안한 상황 속에서 물타기보다는 손실이 난 주식을 매도해 손실을 확정 지은 뒤 주식을 다시 사는 것이 절세가 될 수 있다. 다른 주식에서 큰 수익을 냈을 때 손익통산을 통해 세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큰 금액을 오랫동안 묻어둘 계획이라면 증권사의 중개형 ISA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절세방법이다. 올해 처음 도입된 중개형 ISA는 금융소득의 연 2000만 원까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이때 금융소득의 200만 원까지는 비과세, 나머지는 9.9%의 저율과세를 적용받는다. 해외주식으로 1000만 원의 수익을 냈다면 165만 원이 아닌 79만 원의 세금만 내면 된다. 단, 3년 뒤 현금화가 가능하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은 수익을 내는 것뿐만 아니라 세금을 절약하는 것까지 투자”라면서 “3년 동안 주식을 현금화할 계획이 없다면 중개형ISA를 통한 투자가 가장 좋은 대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