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기준 퇴직연금 총 적립금은 258조2000억 원으로 전년 말(255조5000억 원)보다 3조 원(1.1%) 가량 증가했다. 지난 2019년 말(222조2000억 원)과 비교하면 16.2%나 증가했다.
퇴직연금은 회사가 재원을 외부 금융회사에 적립해 운용하는 경우(DB형)와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경우(DC형)로 구분한다. IRP는 근로자가 자율로 가입해 직장 이동이나 퇴직한 뒤에도 계속 적립하고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에 60.2%(153조9000억 원)가 들어있고, 확정기여형(DC) 26.3%(67조2000억 원), 개인형퇴직연금(IRP) 13.5%(34조4000억 원) 비중으로 운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자금이 DB형으로 관리되면서 원금보장형으로 운용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할 유인도 없기 때문에 원금 손실이 가지 않도록 최대한 보수적으로 관리하고 있어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적립금의 89%가 원리금보장형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리금 보장형의 2020년 운용수익률은 1.68%다. 국민들의 퇴직연금 228조 원이 지난해 1%대 수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는 의미다. 이 마저도 운용수수료(약 0.6%)를 빼면 차라리 예적금을 하는 게 나을 정도다.
퇴직연금 운용회사 중 적립금이 28조원으로 가장 많은 삼성생명은 올 1분기 퇴직연금 수익률이 DB형 1.85%(원리금 보장 기준), DC형 1.99%, IRP 1.36%였다. 증권사 중 적립금이 12조원으로 1위인 현대차증권은 DB형 2.02%, DC형 1.91%, IRP 1.29%였다.
문제는 글로벌 경제가 인플레이션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3% 상승했다. 퇴직연금 수익률이 1%라는 것은 사싱상 ‘마이너스(-)’ 수익률이란 의미다.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기에는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증시는 당분간 대세 상승없는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퇴직연금 수익률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은행과 보험사보다는 운용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를 통해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담아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