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효자” 소프트뱅크, 일본 기업 역대 최대 순익 올려…세계 3위

입력 2021-05-12 10:25 수정 2021-05-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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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손정의 회장 실적발표...닛케이 “순익 4.9조 이상”
MS 제치고 세계 3위 규모 순익 기록 전망
도어대시ㆍ쿠팡 뉴욕 상장 등으로 펀드 평가 이익 급증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2014년 11월 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2014년 11월 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이 지난해 50조 원이 넘는 일본 기업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의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순이익이 4조9000억 엔(약 50조5974억 원)을 넘었다고 1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기업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한 것은 물론 지난해 전 세계 기업 중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엔화 환산 시 4조7882억 엔)를 제치고 3위에 해당하는 순익을 달성하게 됐다. 1위는 미국 애플(6조1905억 엔), 2위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5조2618억 엔)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닛케이 등 일본 현지언론은 소프트뱅크의 지난해 순이익이 4조 엔 중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인 비전펀드 등을 운영하는 소프트뱅크그룹은 투자성과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고 있다. 직전 해인 2019회계연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증시가 폭락하자 회사 역사상 최악의 성적인 9615억 엔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반대로 지난해 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투자했던 기업들이 증시 상장 등을 통해 기업 가치를 크게 올리면서 펀드 평가 이익도 동반 급증한 영향이다. 특히 미국 배달 앱 도어대시와 한국 쿠팡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며 회사의 순익 규모를 대폭 끌어올렸다. 여기에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과 동남아시아의 그랩 등 비상장 기업 가치가 크게 오른 것도 주효했다.

닛케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일상생활과 기업 활동에서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IT 관련 기업의 성장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리스크 또한 여전히 남아있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기업의 상당수가 사업 초기 스타트업이 많은데, 비상장 기업의 평가 가치는 금융시장 환경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도 투자한 회사의 상장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소프트뱅크가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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