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 아동 노동 논란에 ‘코발트프리’ 노력도
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소수민족에 대한 강제노동과 인권 침해 혐의 문제를 계기로 기업들이 중국산 면화 사용을 꺼리는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중국산 면화 가격이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미얀마산 루비에 대해서도 대기업 브랜드가 조달을 회피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인권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기업이 조달처를 재검토하게 된 것이다.
미국이 신장 면화를 사용한 제품 수입 일부 중단 의사를 밝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업의 중국산 면화 구매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는 미국산 면화와 중국산 면화의 두드러진 가격 변동 차이로 이어졌다. 양국 면화의 작년 초 가격을 100으로 지수화한 결과 올해 4월 하순 시점의 가격을 살펴봤을 때, 미국 면화가 127로 상승한 반면 중국 면화는 115에 그쳤다. 이 격차는 2020년 상반기 평균치(2.4포인트)에서 약 5배로 벌어졌다.
주요 기업들이 신장 인권 상황을 비판하고 나선 것도 세계적으로 고객 이탈이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을 불러일으켜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스웨덴 패션 브랜드 H&M은 작년 9월 “신장의 강제 노동과 소수민족 차별 관련 보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면화 구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나이키 역시 신장 강제노동 관련 보도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나이키는 이 지역에서 제품을 공급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서는 루비 등 미얀마산 보석에 대한 글로벌 명품 대기업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 보석 거래에서 나오는 거액의 이익이 국영 기업을 통해 군의 자금원이 되고 있다는 국제적 비판이 거세기 때문. 미국 최대 귀금속 유통업체 티파니는 자사 홈페이지에 “인권 침해와 투명성 결여에 대한 우려로 우리는 2003년 이후 지금까지 미얀마산 루비를 구입하지 않았다”고 명기하고 있다. 국제 보석 거래에 정통한 쥬얼리어드바이저앤드갤러리의 하라다 노부유키 대표는 “루비 거래는 인권 문제를 내포한 미얀마산에서 공급이 안정된 모잠비크산으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전기차 배터리 원료로 수요가 급증하는 희귀금속 코발트에도 비슷한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코발트는 분쟁이 계속되는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 생산이 편중돼 있는데, 이곳에서 아동 노동력 착취가 이뤄지고 있다는 논란이 있다. 이에 배터리 메이커나 자동차 대기업 등이 코발트를 사용하지 않는 전지 개발에 나서는 등 기업의 조달 회피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
닛케이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권 문제나 사회·지구 환경을 고려한 상품을 선호하는 ‘윤리적 소비’ 의식이 강해지고 있다”며 “원재료 조달 등 공급망 전체에서 인권 등 윤리적 문제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간주되면 브랜드 전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업 측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