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는 인터넷언론이 그렇게 두려운가.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현 정부와 정권 측은 언제나 '소통'을 강조해 왔고,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특히 21세기 IT 최강국을 자부하는 대한민국에서 인터넷의 여론을 대변하고, 이에 기반한 인터넷 언론사는 이 대통령을 비롯한 현 정부로부터 철저하게 배제돼 왔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인터넷 언론사 측의 줄기찬 요청에도 불구하고 단 한 차례의 접촉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는 현 정부 스스로 밝혀온 '프레스 프랜들리'가 결국 허울 좋은 수사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청와대 출입 인터넷기자단이 그간 겪은 수모를 돌아보면 참으로 황당함을 금할 길이 없다. 청와대 기자실 중앙송고실에 위치한 인터넷신문들의 기자석 일방적 철거, 대통령의 외국 순방시 인터넷기자단의 참가규모 제한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다.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 인터넷 언론을 원천 배제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청와대는 이 정권 출범 직후 대통령과 언론사 사장단, 편집·보도국장단, 정치부장단, 경제부장단, 논설실장단간 간담회를 가지면서도 인터넷언론을 배제한 전력이 이미 있다.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정부·여당 측 인사들은 공공연하게 “포털은 거의 다 잡았다”, “신문·방송 역시 시간문제다”라는 발언을 하고 다닌다고 한다. 언론을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통로가 아닌, 자신들의 일방적인 홍보 전단지로 생각하는 인사들이 존재하는 한, 이 정부는 인터넷의 거대한 저항의 물결에 직면할 것이다.
인터넷신문협회(이하 인신협)는 그간 이명박 정부의 거꾸로 된 언론 지원 방침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음을 발해 왔다. 하지만 이 정부는 인터넷 언론사에 대해 ‘인터넷 언론에 대한 신문발전기금 예산 전액 삭감’으로 ‘소통’했다.
무릇 소통은 일방적인 것이 아닌, 서로 간의 충분하고도 깊이 있는 대화 속에서 나오는 법이다. 하지만 정부 출범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현 정부가 인터넷 언론에 보여준 소통법은 ‘일방적인 무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한국의 인터넷 여론 광장은 악성 댓글 등의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지난 시기 동안 대안 있는 비판과 건강한 여론 형성의 장이라는 역할을 해왔다. 이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프레스 프랜들리’를 앞세운 청와대 측은 종이신문과 방송을 제외한 인터넷 언론은 ‘언론’으로 바라보지 않았다. 인터넷 언론은 청와대가 말하면 그대로 옮겨 적는 일부 언론과는 다르다. 우리는 언제나 네티즌들의 주의와 주장을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으며, 현 정부에 대해 할 말은 하면서도 늘 애정 어린 비판의 자세를 견지해왔다.
또한 인터넷 언론은 네티즌으로 상징되는 국민의 여론을 가감 없이 현 정부 측에 전달하는 것을 주요 사명 중 하나로 삼고 있다. 하지만, 오늘과 같은 ‘인터넷 언론에 대한 고의적이고도 명백한 차별’이 또 다시 발생한다면, 우리는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우리는 따라서 이명박 정부와 인터넷 언론들과의 소통을 막는 ‘책임 있는 관계자의 공식 사과’와 재발방지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08년 12월 30일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소속 28개 회원사 대표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