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상위 20개 중 19개 기업이 무더기로 하락하며 하루 만에 1.5%대의 낙폭을 보여줬던 코스피가 박스권 상단 돌파를 재차 도전하고 있다. 앞으로의 며칠간 지수가 2950~3200선에서의 지루한 횡보를 벗어날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2일 코스피는 장 초반 전일 대비 20.61포인트(0.65%) 상승해 3192.27(오전 9시15분 기준)을 기록했다.
이틀 전 종가 기준 역대 최고점 3220.70을 기록한 후 하루 만에 1.52% 급락을 보여줬지만, 다시 상승 기대감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
전일 1조4325억 원어치 물량을 던졌던 외국인은 선물 1만 계약을 동반 순매도했고 증시 사상 여섯 번째로 많은 규모였다.
코스피는 4월 들어 15거래일 중 13일 상승했는데 차익실현 욕구가 지수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고가 경신 후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 출회는 1월에도 경험한 바 있다. 다만 증시의 동력이 주가수익비율(PER) 상승에서 이익 증가로 바뀌었고 상승 종목 수가 증가하면서 상승 온기가 다수 종목으로 확산됐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감소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수출 지표는 긍정적이다. 3월 이후 기저효과에 따른 강한 수출회복이 예상됐지만, 연일 호조세를 기록하고 있는 수출은 추후 실적 장세를 견인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강한 수출 회복세를 바탕으로 다른 나라보다 높은 주당순이익(EPS)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익 증가로의 변화는 증시의 체력이 더 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금리 상승 우려도 경감된 상황에서 매크로 환경은 대체로 우호적이기 때문에 변동성은 제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외국인의 매도세도 다소 진화됐다. 이날 개인은 1349억 원어치 순매수했고,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11억 원으로 매도압력도 다소 줄었다.
시장에선 전 거래일 급락세가 과도했다는 인식 속에 저가 및 기술적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세계 백신 공급 부족 현상이 단기적 악재지만, 장기적으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게 증권가의 해석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등 선진국의 코로나 진정, 백신 보급 속도 확대 소식도 코로나의 증시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전거래일 미국 증시처럼 국내 증시도 코로나 피해주, 경기 민감주들의 반등 여부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