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노엘 퀸 HSBC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사내 메모를 통해 올해 연말까지 니콜라스 모로 글로벌 자산관리부문 대표, 베리 오번 글로벌 사업뱅킹 대표, 그레그 가이예트 글로벌 뱅킹·시장 사업부 대표, 누노 마토스 웰스·개인뱅킹 사업부 대표 등 런던 본부의 주요 임원진을 홍콩으로 인사 발령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들이 맡은 사업 부문은 사실상 HSBC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퀸 CEO는 “이러한 움직임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우리 전략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아시아는 우리 미래 성장과 투자, 혁신의 중심”이라며 “더 많은 우리 글로벌 경영진들이 핵심 성장지역에 배치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고위 경영진의 이동에도 HSBC 본사가 근거지인 런던을 떠나지 않을 것이며, 이곳에서 홍콩으로의 대규모 일자리 이동 또한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퀸 CEO는 ”우리는 우리의 주소지와 중요한 사업 및 고객 기반이 있는 영국에 완전히 전념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영국에 기반을 둔 본사 소재지와 그룹 이사회의 관리·감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HSBC는 지난 2016년 본사를 홍콩으로 이전하자는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영국 대형은행 HSBC는 1865년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에서 설립됐다가 1991년 런던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하지만 여전히 회사의 주요 이익을 홍콩과 중국 본토 등 아시아로부터 벌어들이고 있다.
최근에도 HSBC는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 확대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퀸 CEO는 2월 "향후 5년간 아시아 지역에 총 60억 달러(약 6조7056억 원)를 투자, 중국·동남아·인도 지역을 자사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한 외신은 최근 소식통을 인용해 HSBC가 미국 내 소매금융 시장에서 철수할 계획이라는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수익성이 좋지 않은 사업을 정리하고, 아시아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다만 CNN은 “국가보안법 등 홍콩에 대한 더 큰 통제권을 주장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영국과 같은 나라들로부터 질책을 받음에 따라 HSBC가 동·서양을 넘나드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