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근 얼굴에 총명한 눈빛" 단종, 어진 공개…누구 닮았나 봤더니

입력 2021-04-15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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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 탄신 580주년 맞아…도사 아닌 추사로 제작

조선 6대 왕 단종(端宗)의 어진(임금의 얼굴을 그린 그림)이 공개됐다.

강원도 영월군은 14일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권오창 화백이 제작한 단종 어진이 정부표준영정 제100호로 공식 지정됐다고 밝혔다. 작품은 가로 120㎝, 세로 200㎝로 제작됐다.

표준영정은 선현의 영정이 난립하는 것을 막고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정한 영정을 뜻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단종 어진은 김호석 화백이 제작한 반신상이었으나, 표준영정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어진은 살아있는 왕의 얼굴을 직접 보고 그린 도사(圖寫), 생존 시 그린 어진이 없어 얼굴을 아는 이들의 기억에 의존해 그린 추사(追寫), 기존 어진을 바탕으로 제작하는 모사(模寫)로 나뉜다.

이번에 공개된 단종의 어진은 추사 방식으로 제작됐다. 어진을 그린 권오창 화백은 전주 이씨 종중의 골상적 특징, 태조 어진 경기전본, 세조 어진 초본 등에서 공통된 특징을 추출해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추사 시점은 상왕때인 15세로 했다.

권 화백은 "단종 어진이 그려졌다는 기록은 실록에 없다"며 "어진 제작을 시작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과연 단종은 누구를 가장 많이 닮았을까 하는 점이었다"고 밝혔다.

제작에 앞서 실록에 나타난 용모 기록과 당시 복식 연구에 나선 권 화백은 국보 317호인 태조 어진 용안에서 무인의 골상에 영감을 얻었다. 여기다 2016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발표한 세조 어진 초본 용안을 어렵게 찾아낸 권 화백은 태조의 각진 얼굴 골격에 세조의 둥그스름한 모습을 참조해 단종의 용모를 그려냈다.

단종은 세종 30년인 1448년 8세에 왕세손에 책봉되고, 12세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올랐다. 이어 15세 때인 1455년 숙부인 수양대군에 의해 왕위를 찬탈당했다.

한편, 단종 어진은 장릉 경내에 있는 단종역사관에 영구 봉안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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