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가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해외법인을 청산하면서 구조조정에 나섰다. 코로나19 장기화에 해외 사업장 운영이 어려워지자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디지털 사이니지 솔루션 회사에 출자하는 등 사업 재편에 적극 나서자 기업공개(IPO) 준비에 속도를 내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5일 더본코리아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연결)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 매출액은 1507억2153만 원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107억8749만 원에서 82억6062만 원으로 23.4% 줄었다. 그래도 당기순이익은 77억1078만 원을 기록하면서 1% 감소세에 그쳤다.
코로나19 확산세로 해외 법인들이 실적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 국내 매출은 1220억 원에서 1390억 원으로 늘어난 반면, 해외 매출은 170억 원에서 116억 원으로 줄었다.
이에 일부 중국법인은 청산 절차를 밟았다. 회사는 청도더본찬음관리유한공사 등 중국법인 6곳을 청산 및 매각했다. 이에 더본코리아 종속사는 전년 17곳에서 13곳으로 줄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2월부터 계속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국 내 직영매장의 영업중단이 길어지면서 부득이하게 중국 내 해외법인 일부를 정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005년부터 꾸준히 중국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해 청도에 소스 공장을 세우고 2007년 프랜차이즈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자마자 매출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청도를 중심으로 상해, 북경, 선전까지 매장이 늘어났다.
백종원 대표는 중국 시장에 대한 애착도 컸다. 2019년 아이뉴스24와 인터뷰에서 그는 "중국에서 본가를 중심으로 여러 브랜드를 테스트하고 있는 상태지만, 내년(2020년)부터 중국 사업에 박차를 가해 2021년까지 50~60개 점포를 운영하는 게 목표"라며 "그때쯤 되면 국내 사업보다 중국 사업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해외 진출이 어려워지자 최근에는 국내 시장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늘어난 더본코리아의 매장 수만 250개가 넘는다. 지난 3월 말 기준 매장 수는 1770여 개로 파악된다.
영업악조건 속에서도 작년 더본코리아는 캐주얼 막걸리 바 브랜드인 '막이오름' 가맹사업에도 나섰다. 가정간편식(HMR)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가맹점포를 위한 외식 디지털 사이니지(전자표지판) 시스템 개발에도 나섰다. 이를 위해 회사는 지난해 디에스아이시스템에 신규 출자(지분율 70%)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설립된 회사의 자본금은 8169만 원이다. 실적 역시 걸음마 단계다. 지난해 올린 매출액은 739만 원으로 당기순손실은 1830만 원으로 집계됐다.
회사 측은 "해당 시스템을 통해 고객들은 이전보다 흥미롭게 상품 정보를 습득하고, 가맹점주들은 운영을 효율적으로 하면서 매출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격적 사업 재편 행보에 IPO 기대감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2018년부터 NH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는 2019년부터 회계 처리 기준을 국제회계처리기준(IFRS)에 부합하도록 적용하면서 준비작업을 진행했다.
이에 더본코리아 관계자는 "목표 시점을 정해둔 것은 아니지만 계속 준비해 나가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