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며 모빌리티 패러다임 변화에 속도가 붙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차의 핵심인 자율주행 자동차가 산업으로 육성되려면 기업과 정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제언도 나왔다.
국회 모빌리티 포럼은 13일 오후 2시 서울시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2차 세미나를 열고 모빌리티 패러다임 전환과 산업계의 영향, 자율주행 산업 활성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국회 모빌리티 포럼은 미래 모빌리티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지난해 21대 국회 개원 직후 설립된 연구단체다. 권성동(국민의힘),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 대표를 맡고 여야 국회의원 56명이 참여 중이다.
발표에 나선 최웅철 국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로 모빌리티 패러다임에 변화가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중교통 이용량의 감소다. 대면 접촉에 대한 불안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은 줄어든 반면, 이를 대체할 새로운 이동수단의 수요는 증가했다.
실제로 최 교수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 지하철 이용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1% 줄었고, 버스 이용자도 27.5% 감소했다. 반면,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유 자전거 '따릉이'는 이용자가 57% 증가했다.
전동 킥보드 기반의 공유 모빌리티 ‘고고씽’도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지난해 2월과 비교해 같은 해 6월 탑승량이 300%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동 킥보드 이동 시간과 이동 거리 역시 각각 450%, 440%씩 늘었다. 기존보다 더 자주, 더 오래 개인 이동수단을 사용한 것이다.
최 교수는 “대중교통과 달리 불특정 다수와 접촉할 일이 없어 전염 가능성이 작다는 점이 공유서비스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라며 "대중교통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수요응답형 모빌리티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수요응답형 모빌리티는 일반 대중교통과 달리 정해진 노선 없이 승객이 부르는 곳을 따라 운행하는 버스다. 특정된 소규모 승객을 나를 수 있어 위생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농어촌이나 신도시 등 대중교통 시스템이 취약한 지역에서 운영 중이며, 자율주행을 활용한 실증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포럼에서는 미래차의 핵심 분야인 자율주행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유시복 한국자동차연구원 자율협력주행연구센터장은 자율주행 산업이 자리 잡으려면 다양한 서비스가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과 소비자 등 구성 주체들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있어야 지속적인 자율주행 서비스 수요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 유 센터장은 정부와 민간의 역할 분담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정부는 공공 서비스에, 민간은 수익성이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정부는 교통약자를 위한 셔틀, 청소차, 순찰차에 자율주행 차량을 투입하고 민간은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택배, 이동식 가게, 물류, 차량 공유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다.
유 센터장은 "민간과 공공, 자동차와 ICT 기업, 서비스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가 공생하는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라며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생태계 구축이 이상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