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채 매입' 호재 자동차株 역주행 막을까?

입력 2008-12-2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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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소세 인하보다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 받아

자동차 관련주들이 정부의 각종 지원 방안 마련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판매 급감 여파로 폭락세를 시현함에 따라 정부의 캐피탈채 매입이 이러한 흐름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인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내 자동차업계는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수요 급감으로 완성차 업체들 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업체를 포함, 전방위적인 위기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다.

현대ㆍ기아차가 수요 감소로 인한 재고누적으로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고 이 와중에 기아차의 대표이사는 사임했다.

GM대우와 르노삼성 등도 공장 가동 중단이 현실화된 상황이고 쌍용차의 경우 7000명에 달하는 직원 급여가 미지급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심각한 자금난에 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장 자동차 기업들의 주가 역시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에 따른 업황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가운데 현 상황을 극복하기에 정부의 대책이 미흡하다는 평가로 주가는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실제 23일 국내 완성차 3사의 주가는 일제히 두 자릿수 폭락세를 나타냈다. 기아차가 가격제한폭에 근접한 14% 이상 폭락세를 시현했고 쌍용차도 14% 가까이 폭락했다. 현대차 역시 10% 이상 떨어졌다.

자동차 부품관련주 역시 마찬가지였다. 현대오토넷과 현대모비스 역시 7.62%, 6.36%씩 각각 하락세를 보였고 GM대우 관련주인 S&T대우가 12% 이상 폭락세를 나타냈다. 동양기전, 성우하이텍도 9.46%, 6.2% 급락했다.

증권업계는 정부가 내놓은 개별 소비세 인하와 같은 지원 방안이 수요 급감을 타개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실제 정부는 지난 18일 승용차 개별소비세 30% 인하 대책에 이어 22일 자동차 판매 증진을 위해 할부금융 시장을 활성화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위원회는 총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통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시중 캐피탈업체가 발행한 채권을 매입함으로써 캐피탈사에 유동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소비자에게 직접 할부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서울보증보험이 자동차할부매출채권에 보증을 서는 방식 역시 도입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수홍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완성차 업계를 포함, 글로벌 자동차 업황 불안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미국의 경우도 자동차업계 구제금융안 마련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정부의 대응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원은 "관건은 이러한 정책이 실제적인 효과로 얼마나 빨리 이어질 것이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데 있다"면서 "국내 자동차업계가 위기에 처한 본질적인 이유가 판매 부진에 기인하는 만큼 이를 해결하는데 기업과 당국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기정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 역시 "자동차 판매 증가라는 명제가 해결돼야 관련 기업들 실적 역시 호전될 것이고 주가도 이에 화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동차 구매자들이 할부금융을 이용해 대부분 차량 구입에 나선다는 점에서 이번 캐피탈채 매입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매출을 신장시켜줄 현실적 대안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지속에 따른 소비 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은 시점에서 이같은 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캐피탈채에 대한 정부 매입은 환영할만 한 조치임에 분명하나 최근 미 '빅3'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도요타가 71년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소비심리의 급격한 호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고 주가 또한 IT주와 같이 불투명한 업황 분위기에 짓눌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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