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들어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사자’ 행진을 보이고 있다. 1분기 코스피 상장사의 실적 상향에 이어 우호적 환율 환경이 외국인의 발길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총 1조4354억 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에서 1조3069억 원, 코스닥에서 1285억 원을 사들였다. 앞서 외국인이 1분기 내내 9조4928억 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운 것과 비교하면, 태세 전환으로 해석되는 구간이다.
‘팔자’를 지속하던 외국인이 이달부터 본격적인 ‘사자’로 돌아서자 수급 유입에 따라 코스피 상승장에 물꼬를 튼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우선 외인 유입 요소로는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꼽힌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이 9조 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전망치는 60조8058억 원, 8조8344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91%, 37% 증가한 수치다. 하이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9조 원 이상으로 점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 실적이 성장하면서 상장사 전체 이익 규모도 증가할 전망이다. 코스피 상장사 106개사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총합은 36조20억 원으로 추정됐는데,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76% 증가한 수치다.
1분기 기준으로 LG화학(273.9%), 삼성SDI(194.1%), 기아(140.5%), 카카오(76.8%), 현대차(76.3%), SK하이닉스(60.7%) 등 대형주 중심으로 전체 영업이익 예상치를 끌어 올리고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1년은 역사적 고점에 따르는 코스피 영엽이익 190조 원대 안착과 2022년 전인미답의 230조 원 돌파 가능성을 상정하고 있다”며 “최근 가파른 실적 눈높이 상향 조정을 고려할 경우, 실적 펀더멘탈 ‘기대증가 시대’에 도달하기까지 별다른 굴곡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도 외국인에게 투자 변수다. 원화 강세가 이어진다면, 우호적 투자 환경이 조성될 수 있어서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20원 오른 1127.70원에 마감했다. 지난 10일 최고 1142원까지 올랐다가 소폭 하락하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해석된다. 원화 강세가 이어진다면,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여력이 큰 업종을 꼽아 보면 자동차, IT가전, 반도체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국내 산업재 섹터 중에는 현재 수준에서 원화강세 시 건설, 소재 섹터 중에서는 정유 업종에서 외국인 순매수 여력이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