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전체 트래픽이 조만간 LTE 트래픽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5G 단독모드(SA)가 상용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5G 트래픽이 LTE를 역전하면 LTE 품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LTE 전체 트래픽은 32만700테라바이트(TB), 5G 트래픽은 30만5000TB를 기록했다. LTE 트래픽은 지난해 12월 40만에서 30만TB대로 떨어진 뒤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반면 5G 트래픽은 지난해 12월 사상 처음으로 30만TB를 넘겼고, 1월에 32만TB를 기록한 뒤 2월에 소폭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5G 트래픽의 LTE 역전 시점을 빠르면 이달로 보고 있다. 5G 트래픽 증가는 5G 가입자의 헤비유저 비중이 크다는 점과 전체 5G 가입자가 가파르게 늘어난다는 데서 비롯한다. 2월 기준 LTE와 5G 가입자당 트래픽은 각각 8.1GB, 22.9GB로 3배 가까이 차이가 나며, 5G 가입자는 1366만2048명에 달한다. 전체 이동 통신 가입자 7082만 명 중 약 20%를 차지하는 셈이다.
문제는 현재 국내에 상용화한 5G는 단독모드(SA)가 아닌 비단독모드(NSA)라는 점이다. NSA는 5G 망과 LTE망을 연동해 쓰는 방식이며, SA는 신호와 트래픽 모두 5G 망만을 이용한다.
지난해 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의 통신서비스 품질 평가에서 LTE 다운로드 속도가 사상 처음으로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LTE 다운로드 속도는 153.10Mbps로 전년(158.53Mbps)보다 5.43Mbps 떨어졌고, 각사별로 SK텔레콤은 211.37Mbps에서 207.74Mbps, KT는 153.59Mbps에서 142.09Mbps, LG유플러스는 110.62Mbps에서 109.47Mbps로 뒷걸음질 쳤다. 과기정통부는 배경 중 하나로 5G NSA를 언급했다. LTE와 망을 나눠 쓰는 지금의 5G 서비스 특성이 LTE 품질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5G 트래픽이 늘수록 NSA 방식에서는 LTE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통신사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 이 같은 시나리오가 기우라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NSA 방식에서 5G 데이터를 쓰는 대부분은 유저 플레인으로 5G 기지국과 연동되기 때문에 LTE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전파를 주고받는 트래픽은 컨트롤 플레인과 유저 플레인으로 나뉜다. 이용자가 유튜브 스트리밍을 시청하는 중이라고 하면 기지국과 가입자 정보를 주고받는 것은 컨트롤 플레인으로 LTE 기지국이 필요하지만, 영상 스트리밍 데이터를 쓰는 것은 유저 플레인으로 5G 기지국과 연동된다.
이 같은 이유로 통신사들은 LTE 속도 저하의 원인이 5G NSA에 있다는 과기정통부의 설명도 적절치 않다고 말한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LTE 속도 저하의 원인은 NSA에 있기보다 관제센터 등 네트워크 관리 자원이 5G에 집중되고 우선된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는 LTE 트래픽이 줄면 커버리지가 같다는 가정하에 오히려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같은 망을 두 명이 쓰다 한 명이 쓰면 이론상 속도는 빨라지게 돼 있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도 통신사들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 LTE 트래픽이 줄면 속도는 오히려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다만, 5G 트래픽이 늘어나는 만큼 통신사들의 투자가 뒷받침되는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어떤 기업이든 주력 상품에 투자가 집중되기 마련”이라며 “지난해 품질평가에서 LTE 속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들이 SA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통신사별로 각각 SA 상용화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KT는 상반기 중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며, KT와 LG유플러스는 “단말ㆍ서비스 상용화 시점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