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건설업계에 감원 한파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더구나 이 대열에 대형 업체인 GS건설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건설사들은 2년 가까이 지속돼온 주택시장 냉각과 이에 따른 미분양 적체, PF 대출의 어려움, 신규 사업 물량 축소 등으로 큰 고통을 겪어왔다.
GS건설은 연말까지 희망퇴직을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 관계자는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자를 접수 중"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은 지난해에도 100여명이 희망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사업 물량도 많고 올해 시가평가총액 4위의 대형업체인 GS건설의 희망퇴직 신청 사실을 시장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GS건설이 대형 건설사 중에서는 대림산업과 함께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편인데다 최대 7000가구의 미분양 물건을 안고 있고 PF(프로젝트파이낸싱) 지급보증액이 5조원에 달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장의 장기침체와 글로벌 경기의 동반 위축에 상대적으로 충격이 더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자산 매각 등의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벌여온 중견 건설업체들도 이제는 사람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주택 전문업체 월드건설의 경우 내년에 새로 시작하는 사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유휴 인력을 미분양아파트 판매 등 영업부문으로 돌리고 내부 평가를 통해 일부 인원을 감원할 계획이다.
또 지난 11월부터 과장급 5%, 차·부장급 10%, 임원급 15% 등 임금도 삭감했다.
월드건설 관계자는 "무조건 감원이 아니라 일하는 조직은 늘리고 유휴 조직은 줄여 조직을 효율적으로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최근 4실6본부를 2실3본부로, 총 32개팀을 19개팀으로 축소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반도건설도 감원을 계획 중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따로 조직개편을 한 것은 아니다"며 "인력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인원을 감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우림건설은 지난 8월 임직원 40여명을 감원한 데이어 최근 기존 9본부를 7개 본부로 축소하면서 간부 및 영업인력 중심으로 70여명의 직원을 줄였다.
이미 대부분 건설사들은 현장 채용직을 대거 줄인 바있어 이번 명퇴는 사실상 본사 인원을 감축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건설업계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에도 인력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쳤던 적이 있어 직원들 모두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눈치만 보고 있다"며 "올해 겨울이 건설사들에게 가장 추운 겨울이 될 것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건설업계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은 인정하지만 숙련된 인력이 사장되지 않도록 유연한 대응과 질적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건설업체인사관리자협의회 관계자는 "사람을 재산으로 여기는 건설사가 감원이란 극한 상황까지 이르게 된 건 그만큼 업계가 어렵다는 뜻"이라며 "최소한 필요인력을 유지하는 가운데 임금 동결을 먼저 실시하고 정 어려워지면 임금을 줄이고 인력 구조조정은 최후의 카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