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19 계속 확산, 백신은 공급차질 우려

입력 2021-03-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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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음에도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계속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져 신규 확진자가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계획한 백신물량 확보 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집단면역 차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482명 늘어 누적 10만 1757명이라고 밝혔다. 전날(505명)보다는 줄었지만, 주말 검사건수가 평일의 절반 아래로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화한 3차 대유행이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1주일 동안 하루 신규 확진자는 계속 400명 전후다. 서울과 수도권 지역발생이 70% 이상으로 많고, 가족·지인 모임·다중이용시설·직장·사업장·교회 등 일상 공간을 통해 확산하는 집단감염이 대다수다. 비수도권 확산세도 심각해지고, 감염경로 마저 불확실한 경우가 많은 상황이 더욱 우려스럽다.

정부는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를 현행 유지하고, 전국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수도권 식당·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 거리두기 조정의 기준이자, 지역사회 유행을 가늠할 확진자 지표가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불가피한 방역조치이긴 하지만, 정말 효과적인 대책인지 솔직히 믿음이 가지 않는다.

백신 공급일정마저 불투명해지고 있다. 예정됐던 백신 확보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접종이 진행 중인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말고, 4월부터 75세 이상에 대해 화이자 백신이 접종된다. 그러나 계약된 1300만 명분 가운데 1차와 2차 350만 명분 외에, 나머지의 도입 시점이 분명치 않다. 세계 각국의 백신 공급이 빠듯해지면서, 생산 국가들이 수출 제한에 나서는 상황이다. 다른 백신의 사정도 불안하다. 얀센,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의 계약 물량이 4600만 명 분으로 전체적으로 확보된 백신의 60%에 가깝지만, 언제 본격 공급이 가능할지 기약하기 어려운 상태다.

우리나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이미 많이 늦었다. 전국민 5000여만 명 가운데 80만 명에도 못 미쳐, 미국이나 유럽 등에 비해 접종률이 크게 뒤떨어진다. 예정된 백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정부가 목표한 연내 집단면역 달성도 늦어지고 경제활동의 정상화 시점도 당연히 지연된다.

충분한 백신 물량 확보와 함께 조기 접종 말고 더 시급한 과제는 없다. 선진국들보다 크게 뒤처진 상황이 최대 걸림돌이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신 접종이 늦은 국가들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할 대표적인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백신 확보는 이미 세계 각국의 국력과 자국 중심주의에 의해 우열이 가려지고 있다. 정부의 보다 비상한 상황인식과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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